‘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42ㆍ용인대 유도경기지도학과 교수)가 15년 만의 현역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024 파리올림픽 출전 티켓 획득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
이원희는 24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2023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남자 73㎏ 1라운드에서 ‘개인중립선수(Individual Neutral Athletes)’ 자격으로 출전한 벨라루스 출신 알라바초우 루슬란(22ㆍ세계랭킹 126위)에 반칙승을 거뒀다. 상대가 유도에서 금지된 ‘다이빙(Diving·매트에 머리를 박은 채 플레이)’ 동작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원희가 국제대회에서 승리한 건 2008년 이후 15년 만이다.
2008년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왕기춘에게 지고 은퇴한 이원희는 지난해 현역 복귀 선언 이후 처음으로 실전에 나섰다. 공백기가 길었기 때문에 세계 랭킹도 없는 상태였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을 뗐다.
2라운드에서는 베크루즈 호다조다(타지키스탄ㆍ세계 28위)와 치열한 승부를 펼치다가 정규시간 35초를 남기고 안뒤축걸기 절반을 내줘 패했다. 베크루즈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1㎏급 은메달리스트다.
이원희는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유도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도계의 전설이다. 그는 2003년 국제대회 48연승을 달성했고, 당시 44경기에서 한판승을 거둬 '한판승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원희는 1라운드에서 전성기에 버금갈 만큼 날카로운 허벅다리 후리기를 선보이며 관중과 유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세계 유도계는 이원희의 복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IJF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빗당겨치기 고수인 유도계 전설 이원희가 돌아왔다”고 소개했다.
이원희는 지난해 “한국 유도에 새 자극을 주고, 국민을 향해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며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내년 파리 올림픽 출전이다. 파리 올림픽에 가려면 해당 체급에서 세계 17위 이내에 들면서, 국내 대표 선발전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원희는 앞으로 주요 국제대회에 최대한 많이 나서 랭킹 포인트를 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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