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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다시 증가세...빚 무서운 줄 몰라도 괜찮은가

입력
2023.06.26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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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오르는 데도 가계대출이 5, 6월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광고물 앞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금리가 오르는 데도 가계대출이 5, 6월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광고물 앞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금리가 오르는 데도 가계대출이 5, 6월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더욱이 신용대출까지 8개월 만에 반등하면서, 가계대출에 대한 경고음이 다시 커지고 있다. 5대 대형은행의 2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2,162억 원으로 5월 말보다 6,000억 원이나 늘어났다. 5월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1,400억 원 늘어 1년 5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후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대출이 증가하는 점이 상황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사람들이 고금리에 익숙해지고, 금리 상승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대출에 대한 부담감이 약화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한마디로 ‘빚 무서운 줄 모르는’ 인식이 번지고 있다.

이런 인식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5, 6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66%가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물론 아직은 주택 침체기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반등일 뿐 대세가 상승세로 변한 것은 아니란 전망이 많다. 한국은행도 “금방 가계대출이 늘어나거나 부동산이 살아난다고 진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가계대출 증가세 지속 가능성을 낮게 본다. 하지만 가계대출과 집값의 밀접한 연관성이 다시 입증된 것으로,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의 악순환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더욱이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는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34개국(유로권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로 따지면 우리나라는 102.2%로 세계 1위다. 규모도 문제지만, 대출의 질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특히 여러 금융사에서 대출받은 저신용자를 뜻하는 취약 차주의 상환여력이 줄어들고 있어, 연체율 악화가 금융 부실로 확산할 수 있다. 우선 부동산 대출을 비롯해 가계 대출규제를 강화하되,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밀한 보완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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