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등 복역 후→푸틴 최측근 변신
우크라 침공 이후 러 군부와 갈등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선언하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한때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깊은 신뢰를 쌓았던 만큼, 반란 주동자로 변모한 프리고진을 향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의 부하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러시아 로스토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끝까지 갈 준비가 됐다"며 러시아 군부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고리 크라스노프 러시아 검찰총장은 이날 프리고진을 '군사 반란' 혐의로 형사입건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에서 군사 반란 혐의는 최대 20년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외신은 한때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프리고진이 러시아 수뇌부와 완전히 등을 돌린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리고진은 1981년 강도 및 폭행 혐의로 9년 간 복역한 뒤, 1990년대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식당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러시아 정부 행사에 음식을 공급하는 대형 요식업체를 운영하며 '푸틴의 요리사'로 불렸다.
그는 2014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러시아에서 세력을 형성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친러시아 분쟁 과정에서 전투 작전을 벌이며 러시아 정부를 도왔다. 시리아, 리비아, 말리, 수단 등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독재자의 요청으로 내전에 개입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사실상 푸틴 대통령 대신 손에 피를 묻히며 깊은 신뢰를 쌓은 것이다.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에도 프리고진의 바그너 그룹은 발 빠르게 병력을 배치했고, 프리고진은 직접 작전을 지휘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러시아 수뇌부와 프리고진 사이에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탄약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를 공개 비판했다. 지난 2월 "국방부가 엉성한 작전을 짜 전력을 약화시켰다. 반역 행위나 다름없다"는 글까지 게재했다. 당시 프리고진이 전쟁을 틈타 권력을 다지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AP통신은 "수뇌부를 향한 비판이 엄격하게 통제된 러시아의 정치 시스템을 고려할 때, 러시아 군사 지도부를 향한 프리고진의 비난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프리고진은 이날 "러시아 정규군 헬기가 민간 호송대를 향해 발포했고, 바그너가 이를 격추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AFP통신은 "바그너가 로스토프 지역으로 진격했다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검증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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