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개교 100주년 첫 우승 도전 한번 해야죠"
청주고 야구부 김인철 감독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아마야구 지도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2023년 충청 야구의 복병을 넘어 전국구 다크호스로 부상한 청주고는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전통의 강호 세광고를 물리치며 최종 4승 2패로 3위를 차지하는 작은 이변을 연출했다. 이어 열린 신세계 이마트배에서는 우승후보 부산고를 물리치며 8강에 진출했다.
청주고를 올해 다크호스로 전망한 전문가들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함과 동시에 충청·대전권역 후반기 주말리그 판도를 한층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김인철 감독의 남다른 지도 철학이 작용했다고 분석하는 이들이 많다. 김 감독은 프로선수 생활 18년 중 투수로 10년, 타자로 8년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구단 프런트에서 전력분석원과 스카우트 팀장으로 10년간 근무했다.
이런 배경은 김 감독이 투수와 타자 훈련뿐 아니라 선수의 심리상태 파악에도 도움을 주며 투·타 코치와도 심도 높은 대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됐다.
김 감독은 또한 경력을 살려 매년 흙 속의 진주를 발굴하고 있다. 지금 아마야구를 대표하는 투수 박기호 를 발굴, 성장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낮은 자세'로 유명하다. 그는 용병술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나의 잘못이다. 미안하다. 너희들이 감독의 실수를 만회해 달라"고 주문한다.
김 감독은 “지도자는 왜 선수들에게 사과하면 안 되나. 감독도 사람이고 팀을 운영하다 보면 실수도 하기 마련인데 모른 척하기보다 선수들과 소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김 감독의 야구관에는 1991년 미국 애리조나에서 펼쳐진 LA 다저스 교육리그에 참가하면서 느낀 점이 크게 작용했다.
김 감독은 "코치들이 힘든 일도 도맡아 하며 선수 개개인과 팀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면서 "그 모습을 보고 코치와 선수들에게서 상호 존중, 신뢰,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미국 지도자 역시 선수가 플레이 중 두려워하거나 결정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 머뭇거리며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일 때만큼은 불호령을 한다고 했다. “지도자는 선수를 도와주려고 있는 사람이지 선수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당시 흑인 코치의 한마디가 자신의 야구관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상급학교 및 프로 진출 후 한 단계 더 높은 곳에서 야구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성장의 발판이 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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