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재용 등 양국 정·재계 인사 600여 명 참석
"정치, 안보적 외풍에서 자유로운 베트남은 효율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투자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지정학적 차원에서 한국 기업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이같이 투자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경제사절단으로 200명이 넘는 한국 기업들이 참여했고, 이는 아세안 국가를 방문한 한국 사절단 중 역대 최대 규모"라며 "베트남의 가장 큰 투자국으로서 한국이 갖는 뜨거운 관심을 재차 확인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2년 수교 이후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은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성장했고 한국 역시 베트남의 1위 해외직접투자(FDI) 국가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어 "앞으로의 30년은 양국이 전통 산업을 넘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을 새롭게 만들어 갈 시기"라며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에서 풍력, 태양광, 탄소포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믹스에 기반한 녹색성장 전략의 수립과 이행을 위한 여정에 적극 참여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가 개최한 이날 포럼에는 한국과 베트남의 정재계 인사 600여 명이 참석해 지난 수교 30년간의 역사를 발판으로 새로운 30년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다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베트남 팜 밍 찡 총리도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350여 명의 기업인들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베트남 측에서는 응우옌 찌 즁 기획투자부 장관과 쩐 반 선 총리실 장관, 응우옌 홍 지엔 산업무역부 장관, 레 민 호안 농업농촌개발부 장관, 응우옌 민 부 외교부 차관 등 정부인사와 황 반 광 페트로베트남 전력공사 이사장, 응웬 탕 훙 소비코 그룹 회장, 부이 김 투이 빈그룹 이사 등 250여 명의 기업인들이 자리했다.
공급망 협력,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경제 전환 등 협력 방안 논의
포럼에서 양국 경제인들은 공급망, 기후변화, 디지털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과 양국의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최주호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장은 "전기전자, 기구, 금형 등 부품업체의 공급망 참여를 위해 제조현장 컨설팅, 로컬 전문가 양성, 스마트 공장 구축 등을 지원했고 베트남 협력기업 발굴 및 업체 경쟁력 제고 가속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우리 기업의 공급망 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박민식 두산에너빌리티 베트남 지점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은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고효율의 해상풍력발전 기술과 화력발전의 수소, 암모니아혼소, 바이오매스 등의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통해 베트남의 넷제로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은 이날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데 이어 윤 대통령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국빈 만찬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들은 사절단 일정 외에도 현장 경영도 펼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21일 베트남 중부 칸호아성에 있는 조선 부문 계열사 현대베트남조선을 방문했고, 신동빈 회장은 9월 개장을 앞둔 하노이 초대형 복합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도 현지 법인을 찾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트차이나로 꼽히는 베트남에 중요 생산시설이 집중된 만큼 총수들은 공급망 점검과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한 협력 과제를 살피는 데 주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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