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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새우 1마리 넣은 라면이 1만 원?...휴양지 '바가지요금'에 해외로 발길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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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새우 1마리 넣은 라면이 1만 원?...휴양지 '바가지요금'에 해외로 발길 돌린다

입력
2023.06.25 07:00
수정
2023.06.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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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원 회 랩 씌운 접시에… 밑반찬까지 다 말라”
“7만 원 '점심특선' 3인분에 갈치구이 딱 한 토막”
1분기 해외 여행객 498만명...전년 10배 이상 급증

한 네티즌이 최근 전북 군산의 한 횟집에서 1만 원을 내고 사 먹었다는 라면에 새우 한 마리가 들어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네티즌이 최근 전북 군산의 한 횟집에서 1만 원을 내고 사 먹었다는 라면에 새우 한 마리가 들어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바가지요금'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경북 영양군 '영양 산나물축제'에서 과자 1봉지를 7만 원에 판매해 논란이 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상인들이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비슷한 행태가 되풀이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전북 군산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온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바닷가 횟집에서 식사한 A씨는 "해물라면 1인분에 냉동새우 한 개 넣고 1만 원"이라며 철제냄비에 냉동새우 한 마리만 넣고 끓인 라면 사진과 함께 올렸다. 그는 "가는 곳마다 바가지요금이 극성이다"며 "다시 가고 싶지 않고 비추(비추천)"라고 썼다. 그는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친 말) 인증을 받은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6만 원짜리 회 말라 있고,갈치 3인분 시켰는데 한 토막만

최근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내 한 횟집에서 제공한 6만 원 짜리 회가 플라스틱 랩을 씌운 접시에 담겨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내 한 횟집에서 제공한 6만 원 짜리 회가 플라스틱 랩을 씌운 접시에 담겨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맛집'이 주제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6만 원짜리 회 한 접시가 논란이 됐다.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을 찾은 B씨는 "시장 내 횟집에서 6만 원 어치 회를 시켰는데 랩을 씌운 접시에 담겨 나온 회가 신선하지 않았다"며 "회뿐 아니라 새우와 양배추무침 등도 다 말라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외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실한 음식을 비싸게 파는 것 같다"며 "두 번 다시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국내 대표 휴양지 제주에서도 바가지요금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제주를 방문한 C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악의 음식점을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제주 구좌읍 월정리 해수욕장의 한 음식점에서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2만 4,000원 ‘한상차림’(점심특선) 3개를 주문했는데 얄팍한 갈치구이가 딱 한 토막만 나왔다”며 갈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갈치구이는 손바닥만한 크기에 불과해 3인분으로는 턱없이 적은 양으로 보였다.

음식점에 항의했지만 이후 대응은 더 황당했다. C씨의 항의에 음식점 측은 "갈치구이는 무한리필이어서 더 제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제공된 갈치구이는 삐쩍 말라 먹을 게 없었다고 C씨는 지적했다. 그는 "그마저도 구이가 아니라 (급히) 찐 듯했다"고 전했다. 돌솥밥 등도 부실했다. 그는 "돌솥밥을 3인분을 시켰는데 개별적으로 준 게 아니라 한 솥에 나왔다"며 "양배추 무침 등 밑반찬도 리필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가족과 기분 좋게 온 휴양지에서 바가지요금 때문에 여행을 망쳤다"며 "휴양지 음식점의 요금과 서비스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성수기 앞두고 숙박비도 3~4배 올라

제주 구좌읍 월정리 해수욕장의 한 음식점에서 3인 분 7만 2,000원 짜리 ‘점심특선’에 나왔다는 갈치구이 한 토막.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주 구좌읍 월정리 해수욕장의 한 음식점에서 3인 분 7만 2,000원 짜리 ‘점심특선’에 나왔다는 갈치구이 한 토막.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같은 문제는 음식점뿐만이 아니다. ‘성수기’ 여행지의 숙박비 바가지요금도 심각하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릉 여행 지금 당장 포기하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D씨는 “18일부터 일주일간 강릉단오제를 하는데 숙박비가 불과 몇 주 새 3~4배 올랐다”며 “1박에 3만 5,000원짜리 숙소가 8만 원, 5만 원 숙소는 15만 원이 됐다”고 전했다. 시설도 열악했다. D씨는 자신이 구한 8만 원 상당의 숙소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에어컨 송풍구 아래 벽지에 습기가 차 곰팡이가 핀 듯한 얼룩이 있었다.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휴양지 업체들의 허위·과장 정보도 문제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는 업체로부터 무상 식사 등 대가를 제공 받고 작성한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한 누리꾼은 "요즘은 믿을 만한 후기를 찾기 힘들다"며 "막상 후기가 좋아서 찾아가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고 했다.

"4박에 제주는 280만 원, 태국은 263만 원"

같은 값이면 아예 해외로 가는 게 낫다는 반응도 나온다. E씨는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러니 다들 해외나가죠'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6월 중 휴가를 떠날 예정인데 4인 가족 4박5일 기준 제주도 항공비와 숙박비는 총 280만 원이지만 태국에 가면 항공비와 숙박비 등 총 263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국에서 그랩같은 차량 호출 서비스를 여러 차례 불러도 제주에서 렌트하는 비용의 반의 반도 안 된다"며 "식비도 제주에 비해 반값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일상이 회복되면서 올해 1분기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498만 명으로 전년 동기(41만 명)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3년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물가가 오르고, 바가지요금이 문제가 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여행객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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