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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천일염 싸게 팝니다"...'방사능 소금' 우려에 '소금사기'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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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천일염 싸게 팝니다"...'방사능 소금' 우려에 '소금사기' 기승

입력
2023.06.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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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 품귀 현상에 "입금 후 연락두절"
원산지·생산일 속이는 '포대갈이' 수법도

21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한 상점에서 판매하는 천일염에 현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1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한 상점에서 판매하는 천일염에 현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 A씨는 최근 중고거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신안 천일염 20㎏을 3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에게 연락했다. 2포대를 주문한 A씨는 6만 원을 통장으로 입금하고 소금을 받을 주소와 연락처를 보냈다. 하지만 이후 수일간 소금을 받지 못했다. 판매자에게 연락했지만 이미 연락이 끊긴 뒤였다. A씨는 "급한 마음에 덜컥 주문하고 입금까지 했다"며 "소금을 구하기 어려워 사정이 급한데 사기까지 당하니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국내산 천일염 마트보다 싸게 팝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소금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금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온라인 등에서 소금을 거래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중고거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금 사기 피해 사례가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국내산 천일염을 마트보다 싸게 판다고 해서 10포를 구매하겠다고 입금했지만 물건을 받지 못했다"며 "판매자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도 '신안 천일염 싸게 팝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연락해 구매 의향을 밝히고 입금했더니 이후 물건도 받지 못하고, 연락도 닿지 않았다고 했다. 중고거래 온라인 커뮤니티인 중고나라 관계자는 "최근 시중 소금 가격이 오르고, 마트에서 품절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소금 판매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허위 정보 글이거나 사기를 노리는 글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소금사기 피해 주장 글. 작성자는 판매자가 대금을 입금받은 후, 소금을 보내주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고 적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소금사기 피해 주장 글. 작성자는 판매자가 대금을 입금받은 후, 소금을 보내주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고 적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포대갈이 수법'도 등장했다. 저렴한 가격의 수입 소금을 국내산 소금 포대에 넣어 비싸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농수산물과 달리 소금은 모양이나 색, 맛 등으로 쉽게 생산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수법이다. 심지어 사기를 당하고도 피해자가 자신이 사기를 당했는지 인지하기조차 어렵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온라인에서 어렵게 천일염을 구입했는데, 저렴한 국내산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의심이 가지만 신안산이라고 강조하니 그런가보다 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소금 사기 피하려면..."판매이력·픔질검사 확인해야"

소금 사기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최대한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매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천일염 이력제와 품질검사서를 확인할 것을 조언한다. 천일염 이력제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가 판매하는 소금인 경우, 포장에 천일염 이력제 QR코드가 붙어있다.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하면 생산지와 생산연도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천일염 이력제 참여가 의무사항은 아닌 만큼, QR코드가 붙어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천일염 이력 확인제' 큐알코드가 붙어있는 천일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천일염 이력 확인제' 큐알코드가 붙어있는 천일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QR코드가 붙어 있지 않은 경우 판매자에게 품질 검사서 확인을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소금은 출하 시 품질 검사를 받도록 돼있다"며 "정상적인 판매자라면 품질 검사서를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구입 시 품질 검사서를 요구하면 믿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품질 검사서에도 생산지, 생산 연도가 기재된다.

소금산업진흥법에 따라 품질검사를 받지 않거나 불합격한 소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보관ㆍ진열ㆍ수입하는 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신안군 수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농협이나 수협 등 가급적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매하는 것이 사기 피해를 최대한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방사능 검출 여부는 QR코드나 품질 검사서로 확인하기 어렵다. 천일염 이력제도 방사능 검출 여부는 기재하지 않도록 하고 있고,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시행하는 소금 품질검사에도 방사능 항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신안 천일염 20㎏에 2만7,000원...올 초 대비 2배 급등

국내산 소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도 크게 올랐다. 23일 신안 농협에 따르면 현재 천일염 한 포대(20㎏) 가격은 평년 대비 65% 오른 2만7,000원에 판매된다. 올해 1분기(1~3월·1만3,000원)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신안군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여파로 소금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데다, 전보다 비가 많이 와 소금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다만 6~7월 소금 생산량이 회복되면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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