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치즈 제품 19종 가격 인상
"수입산 원료형 치즈 가격 올라"
남양유업 등 인상 검토 없다는 입장
매일유업이 치즈와 대용량 음료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18.8% 올린다. 정부가 라면에 이어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에 제동을 걸고 나선 와중에 치즈 가격을 올린 것이라 그 배경을 두고 이목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 달 1일 55종의 치즈 제품 중 19종에 대해 출고가를 올리기로 했다. 슬라이스 치즈 중에서 '뼈칼슘치즈', 'NEW체다슬라이스' 등의 가격을 10~15.6% 인상한다. 자연치즈 중에서는 '후레쉬모짜렐라', '리코타치즈', '까망베르치즈' 등이 18.6~18.8% 오른다.
아몬드브리즈 오리지널 등 식물성 음료 중에서는 950㎖ 대용량 제품의 가격이 약 15% 인상된다. 190㎖ 소용량 제품은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연초부터 원부자재, 물류비, 인건비 등 인상 요인이 점점 늘어나는데 그 시기를 늦추고 품목도 최소화했다는 게 매일유업의 입장이다.
가공치즈는 대부분 해외에서 원료형 치즈를 수입해 쓰는데 국제 시세가 올라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올해 원료형 치즈 가격은 지난해 3분기보다 약 7% 오르고 그 외 원자재 가격도 약 20% 상승했다"고 말했다.
최근 원윳값 조정을 위한 협상이 시작되면서 우윳값 인상이 예고되는 가운데 매일유업이 치즈 가격까지 올려 밀크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낙농진흥회로 꾸려진 소위원회가 논의 중인 원윳값 인상 범위는 리터(L)당 69~104원이다. 최저 수준으로 정해져도 지난해(49원)보다 상승 폭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공식품의 경우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을 제외하면 국산 우유 사용률이 낮아 원윳값 인상에 대한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업계는 매출 비중이 높은 흰 우유의 경우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 소비가 매년 줄고 있지만 유업계 매출 비중의 50%를 차지하는 주요 제품군"이라며 "원윳값이 지난해보다 더 많이 오를 게 확실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남양유업 등 다른 업체는 현재 유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유업계는 지난해 10, 11월 원윳값 인상의 여파로 우윳값을 올린 뒤 순차적으로 치즈, 발효유 등 유가공품의 가격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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