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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 CEO까지 문책… 금융 공공성 강화 계기 돼야

입력
2023.06.23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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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협회장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협회장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앞으로 금융사는 경영진의 업무와 책임 범위를 사전에 정확히 기재한 ‘책무 구조도’를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담당 임원이 “몰랐다”고 주장하면, 일선 직원만 책임지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실제로 최근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가 고객에게 투자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심지어 원금 보장상품이라고 거짓 설명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담당 임원과 금융사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다.

이번에 도입되는 책무 구조도에는 최고경영자(CEO)의 책임도 명시돼 대형 금융사고나, 대규모 횡령 같은 내부 직원 일탈이 반복될 경우 CEO도 문책 대상이 된다. 또 이사회에 내부통제 감시 역할을 부여해 임원들의 내부통제 관리 업무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다만 당초 중대 금융사고 발생 시 CEO에게 ‘해임ㆍ직무정지’ 같은 중징계를 내리겠다던 방침에서는 한발 물러섰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금융사고 발생 시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고객 보호보다는 금융사 수익성을 우선시하고 내부통제를 어겨도 적당히 눈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장기적으로 금융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금융 선진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에 제시된 임원 책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불만이 나온다. 책임 범위가 불명확할 경우 임원들의 과도한 몸조심으로 업무 마비까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국은 제도 개편의 목적이 금융회사 임원 제재 강화가 아니라 금융사고 예방에 있다고 강조한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자가 관리 조치를 충실히 이행했다면 책임이 경감ㆍ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관련법 개정과 시행령 공포 1년 후 은행 금융지주부터 적용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인 만큼 부족한 부분은 지금부터 준비해, 금융사 공공성 강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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