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패션 브랜드 아케아케·잔세이 론칭한
중앙대 졸업생 강윤주·세종대 재학생 장승현
"브랜드 론칭 귀한 기회…패션 플랫폼 입점 목표"
패션을 전공하는 대학생 사이에서도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은 꿈같은 일로 여겨진다. 아직도 많은 이들은 대형 패션 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성공의 척도로 삼지만 자신만의 이름표를 단 옷을 만드는 일에 청춘을 바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2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패션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아케아케'의 강윤주(27) 대표와 '잔세이'의 장승현(25) 대표도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내놓았다. 중앙대 예술대 패션 전공인 강 대표는 론칭을 준비하는 사이 졸업했고 장 대표는 세종대 패션디자인학과 4학년이다. 두 사람은 "패션 전공이라고 모두 자신의 브랜드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만큼 특별한 기회"라고 설레어했다.
학교 수업과 브랜드 론칭 준비 병행…몰라도 몸으로 부딪혀
두 사람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자신만의 상표와 함께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건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진행하는 장학생 프로그램이 계기가 됐다. 무신사로부터 지원금과 업무공간, 멘토링, 교육 등을 제공받았고 3~8개월의 준비를 거쳤다. 강 대표는 14~18일, 장 대표는 19~23일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브랜드에는 두 사람의 평소 패션 스타일과 성향이 잘 드러난다. "본인이 즐겨 입는 옷이어야 잘 입는 법도 알고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장 대표)는 생각에서다. 잔세이는 20대 후반~30대 초반 직장인을 타깃으로 캐주얼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이 담긴 패션을 선보인다. 럭셔리 힙합 브랜드 아케아케는 옷이 아니라 작품을 입는다는 느낌을 받도록 우아한 실루엣 표현과 소재에 집중했다.
두 사람에겐 사업계획서를 쓰는 것부터 디자인, 거래처를 찾는 것까지 고난의 연속이었다. 특히 거래처에서는 쓰는 용어나 관행을 몰라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학교 수업과 제품 만들기를 병행하는 것도 녹록지 않았다. 하루 동안 학교와 봉제공장을 여러 차례 오가며 의도한 대로 제품이 나오는지 꼼꼼히 확인도 해야 했다.
디자인이 독특하고 심지를 덧대야 하는 등 번거로운 작업이 많아 봉제공장에서 퇴짜도 수없이 맞았다. 옷을 만드는 도중에 갑자기 봉제공장에서 못하겠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 장 대표는 "그럴 때마다 젊음이 무기라는 생각으로 '제가 잘 몰라 죄송하지만 이 디자인은 꼭 살려야 한다. 가르치는 마음으로 한 번만 부탁드린다'고 사정했다"며 "또 다음에 정기 거래를 하면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해오겠다는 식으로 설득했다"고 말했다.
가격 높지만…"그만한 가치 있어" 자신감
가격은 마진을 남기면서도 너무 저렴하지 않은 선에서 정했다. 그러면서도 고객이 납득할 만한 가격을 제시해야 했다. 잔세이는 대표 제품인 흰 셔츠 가격이 16만8,000원, 아케아케의 원피스는 28만4,000원에 달한다.
마진을 5%도 남기지 않고 홍보 마케팅에만 공 들이는 브랜드도 있지만 멀리 보면 가격만큼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오래간다는 생각이다. 장 대표는 "가격 경쟁에 뛰어들면 대형 브랜드 틈 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내 옷의 가치에 걸맞은 가격을 매겨야 장기적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소재나 봉제 방식이 기존 옷과 달라 공정 과정이 까다롭다"며 "앞으로 좋은 옷을 계속 만들려면 제대로 된 가격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팝업스토어를 마친 이들은 이제 오롯이 홀로 서야 한다. 두 사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면서 차차 유명 패션 플랫폼에 입점하는 게 목표다. 강 대표는 남성복을 만들겠다는 꿈도 생겼다. 그는 "고객 중에 남성 라인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사이즈를 키워서 더 다양한 옷으로 라인업을 넓힐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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