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중위권 경쟁이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최하위권으로 처졌던 키움과 KT가 반등한 반면 시즌 초반을 지배했던 롯데의 기세는 한풀 꺾이면서다.
21일 현재 키움은 최근 10경기에서 8승(1무 1패)을 쓸어 담아 6위로 올라섰고, KT도 6월에만 12승(5패)을 거두며 8위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5위 두산부터 KT까지 네 팀이 2경기 차로 촘촘히 늘어서 있다.
키움은 4월과 5월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다. 팀 타율과 장타율+출루율(OPS) 등 모든 타격 지표가 하위권이었다. 핵심 타자 이정후도 4월 타율 0.218에 그쳤고 5월 중순까지도 2할 3푼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급기야 이달 초엔 9위까지 하락하며 꼴찌 위기까지 맞았다. 하지만 6월 들어 이정후를 포함해 타선이 급격히 살아나면서 상승세에 탄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선발 투수진이 무너지지 않은 채 꾸준히 팀에 안정감을 더하는 점도 결정적이다. 올시즌 키움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15로, 2위 NC(3.61)에 넉넉히 앞서는 리그 1위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무려 43회(1위)로, 2위 그룹(롯데·두산·삼성 27회)을 압도한다. 에릭 요키시를 대체할 새 외국인 투수 이안 맥키니가 연착륙하면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다.
KT도 6월 팀 성적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역전승을 7번이나 거뒀다. 5회까지 앞선 9번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할 만큼 탄탄한 뒷심을 선보였다.
KT도 개막 직후 예상 밖의 부진에 빠졌다. 벤자민-슐서-고영표-소형준-엄상백 등 리그 최고로 평가됐던 선발진이 집단 붕괴된 수준이었다. 소형준은 5월 초 이탈했고, 슐서는 9경기에서 1승 7패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긴 채 방출됐다. ‘리그 최고 에이스’로 기대했던 벤자민도 힘을 내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달 초엔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6월부터 선발진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복귀전을 치른 대체 외인 윌리엄 쿠에바스도 기대되는 구위를 선보이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여기에 ‘전천후 불펜’ 박영현이 6월 9경기에서 ‘방어율 제로’로 승리에 다리를 놓고, 마무리 김재윤의 뒷문 단속도 든든하다. 이강철 KT 감독은 “타자들도 잘했지만, 중간 투수들이 정말 잘 막아줬다. 특히 (박)영현이가 중요할 때 투입돼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칭찬했다.
KT는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최하위로 떨어졌지만, 6월부터 대반격을 시작해 정규 시즌 최종 순위 4위로 골인하며 가을 야구까지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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