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신호? 선내 공기 양 40시간도 채 안 남아
"탑승객에 심각한 위험" 경고 무시돼
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태닉호의 선체를 관람하는 잠수정 '타이탄'이 실종된 지 사흘째인 20일(현지시간) 실종 장소 인근에서 수중 소음이 탐지됐다.
21일 미국 CNN방송은 수색대가 전날 수중에서 '쾅쾅' 두드리는 소리를 감지했다고 미 정부의 내부 정보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잠수정 탑승객들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CNN에 따르면 수색 요원들은 30분 간격으로 소음을 들었고, 수색대가 음파탐지기 장비를 추가로 설치한 뒤 4시간이 지나서도 이 소리는 계속됐다.
잠수정에는 탑승객 5명이 최대 96시간 동안 호흡할 수 있는 양의 공기가 공급되는데 22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면 소진될 것으로 추정된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는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안전 우려에도 "규제가 혁신 억압" 반발
한편 '타이탄'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이미 5년 전 내부에서 제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CNBC방송에 따르면 '타이탄'을 운영하는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데이비드 로크리지 해양운영국장은 2018년 잠수정을 제대로 시험하지 않은 것이 "탑승객들을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크리지는 "'타이탄'의 안전 문제에 대해 회사 경영진에 구두로 우려를 표명했으나 이러한 우려는 무시됐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재앙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줬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해양학자와 다른 잠수정 기업 임원 등 30여 명이 스톡턴 러시 오션게이트 최고경영자(CEO)에게 2018년 보낸 서한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양과학기술학회(MTS) 유인잠수정위원회 명의로 발송된 이 서한은 오션게이트의 잠수정 개발을 "만장일치로 우려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오션게이트에 전문 기관의 감독하에 시제품을 테스트하라고 권고하면서 "추가 비용과 시간이 들 수 있지만, 제3자의 검증 절차가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필수적이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견해"라고 강조했다.
윌 코넨 MTS 유인잠수정위원장은 "잠수정 업계는 안전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채 심해 탐사를 위한 잠수정을 건조하려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면서 "서한을 보낸 뒤 러시 CEO와 통화했지만 '규제가 혁신을 억압한다'고 반발했다"고 NYT에 말했다.
지난 18일 오전 실종된 '타이탄'에는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해미시 하딩과 파키스탄 재벌가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프랑스 해양학자 폴 앙리 나졸레 등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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