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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조부에서 증손자까지 모두 군 복무... '4대 병역명문가' 첫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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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조부에서 증손자까지 모두 군 복무... '4대 병역명문가' 첫 탄생

입력
2023.06.21 15: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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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제20회 병역명문가 시상식' 21일 열어
노홍익·이광복·박재화 3가문 '4대 병역명문가' 특별상

이종섭(왼쪽 11번째) 국방부장관과 이기식(왼쪽 12번째) 병무청장이 2023년 병역명문가 시상식에 참여한 가문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병무청 제공

이종섭(왼쪽 11번째) 국방부장관과 이기식(왼쪽 12번째) 병무청장이 2023년 병역명문가 시상식에 참여한 가문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병무청 제공

증조할아버지 노홍익은 평안북도 정주군에 살았다. 이후 남으로 내려온 뒤에도 북한을 자주 왕래했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3년 첩보부대 ‘수도지대’에서 60세의 나이로 특수임무를 수행했다. 군인 신분은 아니었지만 특수임무유공자로 인정받았다.

할아버지 노병근은 6·25 전쟁 참전 공로로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팔에는 전장에서 관통상 입은 자국이 선명하다. 형인 큰할아버지 노명근은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시신을 찾지 못해 현충원 ‘무명용사의 탑’에 이름이 새겨졌다.

아버지 노희철은 육군 병장으로 33개월 복무했다. 통신병으로 대남침투간첩작전 등에 투입됐다. 나 노재승은 24개월을 복무하고 육군 병장으로 전역했다. 강원 인제군 을지부대 전방에서 초소 분대장을 맡았다. 31개월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작은아버지 노희경까지 합해 가족 6명이 총 106개월을 군에 바쳤다. 가족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 현대사인 셈이다.

병무청은 21일 ‘제20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열었다. 노홍익 가문을 비롯해 이광복·박재화 가문이 특별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들 3가문은 우리나라 최초로 탄생한 ‘4대 병역명문가’다. 이광복 가문은 1대부터 4대까지 7명이 총 169개월을 복무했다. 1대 이광복씨는 첫째 아들이 9살, 둘째 아들은 첫돌이 되기도 전에 6·25 전쟁에 참전해 전사했고 2대 이정섭씨는 맹호부대 소속으로 월남전에 참전했다. 이유섭씨도 군 복무를 성실히 마쳤다. 3대 3명은 육군 및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했고, 2022년 4대 이규호씨까지 국방의무를 마치면서 4대 명문가가 됐다. 2020년 이미 병역명문가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박재화 가문은 4대 박종표씨가 이번에 육군 복무를 마치면서 4대 명문가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역대 최대 규모인 2,465가문 1만1,620명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아버지와 형제 그리고 3대인 본인·형제·사촌까지 모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명예롭게 마친 경우 해당된다. 장교·부사관 등은 의무복무기간을 넘겼으면 계속 복무 중인 경우라도 상관없다. 이에 더해 일제 국권침탈 전후부터 강점기에 독립군·한국광복군 등으로 활동한 독립유공자, 학도의용군 등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사람, 3대째 남성이 없고 의무복무기간을 마친 여성이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다만 단기사병(방위병)이나 사회복무요원은 제외된다.

행사에서는 가족 15명이 409개월을 복무한 이혁구 가문과 총 6명이 753개월을 복무한 이봉성 가문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외에 국무총리 표창 4가문, 국방부장관 표창 5가문, 국가보훈부장관 표창 2가문, 병무청장 표창은 7가문이 수상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해 오신 분들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식 병무청장은 “병무청은 대를 이어 나라사랑을 실천한 분들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군 복무가 자랑스러운 나라’를 위해 병역명문가와 그 가족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예우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더욱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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