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등 필수 기반시설 지연
"조망 가린다" 반대 민원 때문
포항시, "위치 옮겨 다시 공사"
경북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환경오염과 백사장 유실로 폐장된 지 16년 만인 올 여름 재개장을 예고했으나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바다시청 등 기본 편의시설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1년 후 문을 열기로 했다.
포항시는 21일 “올 여름 송도해수욕장을 열 계획이었으나, 시설 미비로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해수욕장 필수시설인 샤워장과 화장실, 응급구호시설 등을 갖춘 바다시청 건립 공사가 주변 민원으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바다시청 등 편의시설 공사를 이달 중 마무리하고 관할 부처인 해양수산부에 지정 신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이 “바다시청 건물로 바다 조망이 가려져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반발해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우거진 소나무 숲과 길이 1.3㎞, 폭 50∼70m에 이르는 은빛 모래로 한때 연 12만명이 찾는 동해안 대표 피서지였다. 하지만 포항지역 산업화와 도시화로 조류의 흐름이 바뀌어 백사장이 유실되고 오염된 하수가 바다로 흘러 들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 2007년 폐장했다.
포항시와 포항지방해양수산청(포항해수청)은 황폐해진 송도 해안가를 되살리기 위해 연안정비사업을 계획하고 복원에 착수했다. 221억 원을 들여 모래 유실을 막는 길이 300m의 수중 방파제 3기를 100m 간격으로 설치하고, 83억 원을 들여 15톤 덤프트럭으로 1만6,000대 분인 약 24만톤(15만㎥)의 모래를 채워 넣었다. 그 결과 최대 폭 50m의 고운 은빛모래가 반짝거렸고, 성분 조사에도 적합 판정을 받았다.
포항시 관계자는 “백사장 복원 등 송도해수욕장이 갖는 상징성에 관심이 많았는데 재개장이 미뤄져 안타깝다”며 “상인들과 협의하고 피서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뒤 개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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