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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입시 배운다”는 이주호 교육부총리

입력
2023.06.21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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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 교육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이주호(오른쪽)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 교육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이주호(오른쪽)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그제 당정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입시에 대해 수도 없이 연구하고 깊이 있게 고민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제가 진짜 많이 배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의 '대통령한테 입시를 배운다'는 말을 받아 "자신도 놀랐다"면서 한 발언이다. 대통령의 '공정수능' 지시 미이행에 따른 장관 경고 이후인 점을 감안해도 교육부 수장의 발언은 듣기에 민망하고 낯 뜨겁다.

대통령의 공정 수능 지시가 갑작스럽게 공개돼 파장이 커졌지만 지침이 잘못된 것은 아니고 킬러 문항에 대한 문제의식도 자연스럽다. 대통령의 이런 지침을 정책으로 실행하는 것은 교육부가 맡은 몫일 것이다. 물론 대통령 지침과 발언은 평소 개인적 소신일 수도, 많은 정책적 보고를 듣고 보고 내린 판단일 수도 있다. 이러한 정책 방향과 수행의 과정은 행정 행위에 속한다.

그런데 이를 외면한 채 대통령이 입시 전문가이고 그래서 교육부 수장이 대통령한테 입시를 배운다고 한다면,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부 수장을 지낸 부총리의 발언이고 보면 결국 대통령 비위를 맞추려 한 말로 밖에 볼 수 없다. 부총리 발언이 일각에서 나오는 경질론과 맞물려 해석되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다. 여론의 ‘화살받이’를 자처하며 인사권자에게 고개를 숙이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입시 정책의 전문성도, 대통령 지시의 실행능력도 없다는 이 부총리의 실토일 것이다.

교육, 특히 입시에서 전문성이 요청되는 교육부 수장의 말이 이렇다면 신뢰할 교육정책 수행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오죽하면 누리꾼들 사이에서 “대통령한테 배워야 할 정도면 장관직 내려놓으라”는 말까지 나오겠나. 교육 현장의 논란이 계속되는 지금 이 부총리가 무엇보다 할 일은 대통령실이 아니라 수험생들을 바라보고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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