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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이번엔 '교과서 워싱'?...유대인·기독교 나쁜 묘사 삭제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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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이번엔 '교과서 워싱'?...유대인·기독교 나쁜 묘사 삭제한 이유는

입력
2023.06.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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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스포츠 워싱'에 이은 교과서 개정
최신 교과서 80종서 이스라엘 적대 표현 수정
"국제 무대서 외교적 영향력 얻기 위한 전략"

지난해 7월 사우디 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사우디 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다=로이터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교과서 세탁’에 나섰다. 최신 교과서에서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표현을 수정하고 특정 이슬람 단체를 비판하는 내용을 추가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외교적 야심을 채우기 위해 교육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막대한 오일 머니를 동원한 ‘스포츠 워싱’(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과 미국과의 각 세우기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몸집을 급속도로 불리고 있다.

사우디, 교과서 '안티' 이스라엘 표현 대거 삭제

영국과 이스라엘에 본부를 둔 ‘교육의 평화와 관용 모니터링 연구소’(IMPACT-se)는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과 유대인이 중동 국가 교과서에서 어떻게 묘사됐는지를 조사한 보고서를 지난달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의 최신 교과서 80종에서 이스라엘, 유대인,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표현이 빠졌다.

"유대인과 기독교인은 이슬람의 적"이란 표현이 사라졌고 “유대인과 기독교인이 토라와 복음을 파괴하고 왜곡해 비난받는다”는 문장에서 ‘파괴’, ‘왜곡’ 등 비판조의 단어가 순화됐다. 이스라엘을 지칭하던 ‘시오니스트 적군’도 보다 중립적인 ‘이스라엘 점령군’으로 수정됐다.

CNN은 “일부 교과서에선 이스라엘에 대항한 팔레스타인의 역사가 삭제됐다"며 "헤즈볼라, 이슬람국가(ISIS), 알카에다 등 이스라엘과 대립하는 이슬람 무장단체를 비판하는 내용도 추가됐다”고 전했다.

스포츠 워싱에 이어..."빈 살만의 외교 야심 때문"

지난해 7월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사우디 제다에서 만나 원유 증산 문제와 관련한 회담을 하고 있다. 제다=AFP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사우디 제다에서 만나 원유 증산 문제와 관련한 회담을 하고 있다. 제다=AFP 연합뉴스

아랍연맹 소속인 사우디는 같은 이슬람권 국가인 팔레스타인과 싸우는 이스라엘과 오랜 적대 관계에 있었다. 2016년 수니파 사우디는 시아파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손을 잡았지만, 올해 3월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이스라엘과 다시 틀어졌다.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사우디에 이스라엘과 화해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도 관계 회복을 원했다.

사우디는 이 같은 상황을 지렛대로 이용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전략적 그린 라이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화해 조건으로 우라늄 농축 자체 기술과 핵연료 생산 시스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을 미국에 요구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등 축구 스타를 사우디 리그로 영입하고 사우디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리브(LIV) 골프와 미 남자프로골프리그인 PGA 투어의 통합을 추진하는 등 ‘스포츠 워싱’에 열을 올려왔다. 미라 알 후세인 에딘버러대 소속 연구원은 사우디 왕실이 주도하는 스포츠 사업과 교과서의 대대적인 개정이 “무함마드 왕세자가 현대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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