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ICSA 국제콘퍼런스 개최
"미국 경기침체 진입할 것" 전망
금융위 "BDC 조속한 도입 노력"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소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이미 고점에 도달했다는 미국 금융시장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연준과 시장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피터 매티슨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전무는 20일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A) 국제 콘퍼런스’ 연단에 올라 “미 경제 전문가의 78.6%는 연준 기준금리가 5~5.25%까지 올랐다가 이후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5~5.25%로 동결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시장은 금리 인상 행진이 끝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SIFMA는 미국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활동하는 증권사와 투자은행, 자산운용사를 대표하는 협회다. 매티슨 전무는 “미국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더 탄력적으로 회복됐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시장이 매우 불투명한 상태”라며 “기술주가 미국 증시를 견인하고 있으나 미국이 경기침체에 진입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도 했다. 실제 SIFMA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 69.2%는 “미국이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고, “연준은 연착륙(경기침체 없이 2% 물가 목표 달성)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답변 비율도 66.7%에 달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유럽의 금융 상황에 대해 어반 퓨너레드 스웨덴증권시장협회(SSMA) 회장은 “코로나 침체 이후 회복을 꾀하던 단계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면서 “미국 은행 위기의 파급 효과가 유럽엔 크게 미치지 않았지만, 앞으로 리스크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관련, 전병서 경희대 교수는 “양국은 무역전쟁으로 시작해 기술전쟁을 진행 중이고, 결국 금융전쟁으로 갈 것”이라며 “중국 금융시장이 붕괴하지 않고 미국과 경쟁 관계로 간다면 하나의 시장을 반으로 나눠서 투자해야 하는 위험도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벤처 겨울'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 역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BDC는 스타트업 등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목적회사다. 관련 발제자로 참여한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 위험 기피로 모험자본 공급이 어려운 시기”라면서 “미국 BDC, 영국 벤처캐피털신탁(VCT)과 유사한 BDC가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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