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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텃새 된 민물가마우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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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텃새 된 민물가마우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될까

입력
2023.06.20 16:12
수정
2023.06.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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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21일 전문가 간담회 거쳐 내달 중 결정

2020년 강원 인제군 소양호 일대에 민물가마우지가 급증하면서 배설물이 쌓이는 백화현상이 발생했다. 인제군 제공

2020년 강원 인제군 소양호 일대에 민물가마우지가 급증하면서 배설물이 쌓이는 백화현상이 발생했다. 인제군 제공

환경부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텃새가 된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할지 여부를 다음 달 중 결정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될 경우 살생을 통한 개체수 조절이 사실상 허용되기 때문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물가마우지는 원래 연해주와 사할린에서 번식한 뒤 한국·일본에서 겨울을 보내는 철새였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고 국내 생태계 변화로 올빼미·너구리 등 천적이 사라지면서 아예 한반도에 눌러앉게 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3년 경기 김포시에서 민물가마우지 100쌍이 번식하는 것이 처음 확인됐다. 이후 경기 양평, 강원 춘천 의암호, 수원 서호 등에서 집단 번식지가 잇따라 발견됐다. 2015년만 해도 국내에서 포착된 개체는 9,000여 마리였으나 지난해 1월 시행한 겨울철 조류 동시 총조사에서는 3만2,0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물가마우지의 주요 서식지인 한강 유역 지자체들은 원성이 자자하다. 먹성 좋은 민물가마우지가 물고기를 모두 먹어치운다는 이유다. 일부 양식장들은 민물가마우지가 떼로 몰려와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배설물이 쌓여 나무가 죽는 '백화현상'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강원도, 충청북도 등 지자체들은 환경부에 유해동물 지정을 요구해 왔다.

다만 민물가마우지가 실제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환경부의 2021년 연구용역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가마우지류의 개체수 증가와 어류 개체군과의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일부 특이 개체군에 제한적인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민물가마우지뿐 아니라 수질, 보전생태 등 복합적 영향이 작용했을 거라는 얘기다.

정부가 비살생적인 방법을 통한 개체수 조절 시도를 한 지 불과 1년 만에 유해야생동물 지정에 나서는 것도 논란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 지방자치단체에 '민물가마우지 번식지 관리지침'을 배포하고, 빈 둥지를 제거하는 등 번식을 방해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개체수를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경제적 피해 정도가 명확하지 않아 우선 비살생적 방식을 적용한다는 이유였다.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민물가마우지의 텃새화로 인한 생태계의 영향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21일 전문가 간담회 등 충분한 검토를 거쳐 유해야생동물 지정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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