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첫 방송된 지니TV '마당이 있는 집'
정지현 감독이 그려낸 웰메이드 스릴러
흔들리는 김태희와 처연한 임지연
'마당이 있는 집' 느린 템포 속 서서히 깔리는 공포감이 크다. 김태희와 임지연 그리고 두 사람의 남편을 연기한 김성오 최재림이 역할을 탁월하게 소화해내면서 장르적 재미가 한껏 고조됐다. 여름밤 서늘한 공기를 자아내는 '마당이 있는 집'이다.
지난 19일 지니TV '마당이 있는 집'이 첫 방송됐다. '마당이 있는 집'은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로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호화로운 주택에 살고 있는 주란(김태희)의 일상이 펼쳐졌다. 주란은 남편 재오(김성오)의 보호 아래 하루하루 야위어가고 있었다. 과거 언니의 시신을 목격한 트라우마로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었고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있었다. 주란은 집을 청소하던 중 마당에서 나오는 악취를 의식했지만 재호와 아들은 천연 비료의 냄새라고 추측, 주란의 의심을 막았다. 하지만 주란은 이웃이 "땅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듣자 자신이 착란을 일으킨 것이 아님을 깨닫고 땅을 파헤쳤다.
상은(임지연)은 상습 폭행을 가하는 남편 윤범(최재림)과 살면서 이혼을 준비했다. 윤범의 폭행은 시도 때도 없이 이어졌고 상은은 몰래카메라 촬영부터 녹음까지 증거를 모았다. 이후 상은은 재오와 밤낚시를 가는 윤범의 차를 타고 친정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상은은 돌연 이튿날 새벽 친정에 도착했고 이후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엔딩 말미에는 주란의 마당에서 나온 것은 누군가의 손가락으로 시체가 파묻혀있었다는 사실이 공개돼 반전을 선사했다.
정지현 감독의 미학 담긴 스릴러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정지현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첫 스릴러에 도전했다. 그간 통통 튀는 감성을 주로 연출했던 정 감독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화려한 미술 감각을 발휘한다. 시각적 미쟝센을 곳곳에 두고 강한 색채 대비 등을 사용하면서 보는 재미를 높였다. 마당에서 시체 냄새를 맡는 인물의 의심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또 파국으로 치닫는 두 가정의 모습을 잔잔한 속도와 리듬으로 조용하게 그려냈다.
정 감독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붉은색과 푸른색의 대비, 명과 암 등을 이용해 인물이 갖고 있는 불안감, 절망감 등을 명확하게 드러내는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두 여성의 심리에 깊게 몰입하게 만들었다. 행복한 가정을 대표하는 '집'은 주란과 상은에게 갇힌 공간, 또는 괴로운 장소가 됐고 두 사람은 공포를 느낀다. 주란은 착란 증세로 소음에 시달렸고 상은은 남편의 폭력으로 집에서 전혀 행복하지 않다. 추후 두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집에서 나오게 될지 궁금증이 크다.
네 배우의 환상적 앙상블
작품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일찍이 주목받았다. 김태희의 첫 스릴러 도전이면서 '더 글로리'로 전성기를 맞이한 임지연의 차기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르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김성오와 뮤지컬 스타인 최재림이 합세했다. 베일을 벗은 1회에서는 네 사람 모두 자신이 맡은 인물을 흡입력 있게 소화, 상당한 몰입감을 자아냈다. 먼저 김태희는 그간 트레이드마크였던 환한 미소를 내려놓고 불안감에 떠는 인물을 완성했다. 시종일관 눈동자를 움직이면서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압박감을 느끼는 인물의 마음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뒤이어 임지연은 전작의 화려한 모습을 전혀 떠올리지 못할 만큼 불행한 얼굴로 나타났다. 인기도 연기도 모두 최고점을 맞이한 임지연은 이번 작품으로 전성기를 더욱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재림의 경우 '그린마더스클럽' 속 형사 남편의 모습을 지우고 비열한 악인을 톡톡히 그려냈다. 임지연의 처연한 아우라를 더욱 부각시키면서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김성오 역시 선한 인물인지 악한 인물인지 알 수 없는 의뭉스러움을 풍기면서 마당 속 시체를 향한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처럼 좋은 연출과 스토리, 여기에 완벽한 네 주연의 연기 앙상블이 더해지면서 '마당이 있는 집'을 향한 호평이 쏟아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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