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벗어난 킬러문항만 핀셋으로 덜어내"
시민단체 "지난해 수능 수학서 8문항 교육과정 벗어나"
국어 비문학 문항도 지문 난이도 낮아질 듯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킬러문항들은 핀셋처럼 덜어낼 수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학교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공정수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적한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벗어난 문제'들만 없애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부총리는 다만 올해 수능에 '킬러문항'이 없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내용은 27일 발표할 사교육 대책에서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교육부는 이번 조치가 수능의 난이도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킬러문항을 없애면서도 변별력 확보가 가능한지에 대해 "좋은 문항을 개발하면 변별력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항 개발에 더 공을 들여 공정성과 변별력을 동시에 갖추겠다는 뜻이다. 다만 이 부총리는 "고질병을 한꺼번에 해결할 순 없으니, 점진적·단계적으로 학부모 불안을 최소화하면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 수능을 치를 수험생과 학부모는 여전히 불안을 호소한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공교육을 벗어난 것이냐'는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6월 모의평가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구체적인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그동안의 시민단체와 입시업계의 분석을 토대로 대략적인 예시들을 파악할 수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019학년도 수능 수학 가형 30번 3차 함수 문제에 대해 "출제자를 제외한 모든 수학교사가 풀지 못했다"며 "제한시간 내에 풀지 못할 정도로 15개의 성취기준이 포함된 문제"라고 지적했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023학년도 수능에서도 수학 공통과목 중 12, 13, 14, 20, 21, 22번 문항과 미적분 28, 30번 문항 등 8문항(17.4%)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판정했다. 종로학원이 6월 모의평가에서 정답률 기준으로 '킬러문항'을 선별한 결과 공통과목에선 미분을 다룬 22번(정답률 2.9%), 지수·로그에 대한 21번 문항(10%)이, 선택과목에선 확률과 통계의 30번(14.3%), 미적분 30번(5.9%), 기하 30번(16.6%) 등이 꼽혔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국어 비문학(독서) 문항 중에는 지난해 수능에 출제된 '클라이버의 법칙'과 관련된 과학 지문과 2022학년도 수능의 '왜곡 보정'에 대한 기술 지문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해당 영역에선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교과서 밖 지문 대신 교과서 또는 EBS 교재 지문을 활용하되 사고력과 추론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수능에서 이 같은 초고난도 '킬러문항'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변별력을 갖춘 중상 난도의 문제들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영역별 킬러문항 몇 문제의 난도가 낮아지는 효과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준킬러문항으로 대체될 경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상위권 학생은 최상위권으로, 풀 수 없는 중상위권 학생은 중위권으로 편입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일각에선 이번 조치를 통해 재수생 우세 현상이 다소 누그러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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