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브로이 "레시피 도용"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제분 "허위사실 유포에는 강력히 대응할 것"
2021년 한 고객이 편의점 CU 냉장고에서 곰표 밀맥주를 꺼내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대박 상품 '곰표 밀맥주'를 두고 제조사 세븐브로이와 제분업체 대한제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세븐브로이가 대한제분의 '곰표 밀맥주 시즌2'(시즌2)에 대해 자사의 레시피를 베꼈다며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자 대한제분은 허위 사실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19일 대한제분은 입장문을 통해 "곰표밀맥주 재출시와 관련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곰표밀맥주의 사업과 변화의 노력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재출시되는 곰표 밀맥주는 새로운 파트너사의 독자적 레시피로 생산되는 제품"이라며 "레시피가 기존과 동일하다는 (세븐브로이의) 주장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패키지가 기존 제품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두고 "곰표 밀맥주의 고유 디자인은 대한제분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며 "세븐브로이가 제기하고 있는 디자인 탈취 또는 도용이라는 내용은 사실 관계에 부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곰표 밀맥주' 논란
4월 편의점 CU의 직원이 수제맥주기업 세븐브로이가 출시한 '대표 밀맥주'를 보여주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는 2020년 5월 협업상품으로 '곰표 밀맥주'를 출시했지만 대한제분이 3월 상표권 사용 계약 종료 후 제조사를 제주맥주로 바꾸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재계약을 하지 못한 세븐브로이는 기존 레시피를 그대로 살리고 제품명과 디자인을 바꾼 '대표 밀맥주'를 4월 선보였다. 대한제분의 곰표 밀맥주는 레시피를 바꾼 시즌2로 22일 재출시된다.
그러나 세븐브로이가 시즌2를 두고 자신들의 레시피를 몰래 가져다 베꼈다며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면서 두 회사는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됐다. 세븐브로이가 3월까지 생산한 곰표 밀맥주의 경우 재고 물량이 9월까지 팔리는데 시즌2가 나오면 판매 기간 비슷한 두 제품이 뒤섞이게 되기 때문에 걱정된다는 것이다.
세븐브로이는 또 대한제분이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해외 수출사업과 거래처를 탈취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나 대한제분은 "수출 사업은 애초 상표권자인 대한제분의 허락을 받아야 해 이를 빼앗았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해당 제품 및 회사와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변동 없이 시즌2를 출시할 뜻을 밝혔다.
이처럼 대한제분이 곰표 밀맥주 시즌2 출시에 힘을 쏟는 건 미래 먹거리로 주류를 낙점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한제분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주류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제분이 세븐브로이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 건 로열티 수익이 적다는 문제를 넘어 홀로서기를 하려는 의지가 강했던 것 같다"며 "제주맥주를 통해 운영 노하우 등을 익히면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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