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환경부 '세종보 가동' 작업 착착
11월 세종 가동보 정상 작동 여부 점검
"육역화 막고 수목원 등 용수공급 수월"

세종시 한솔동 세종보 옆으로 난 강변 자전거 도로 위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세종보 가동보 부분이 5년 째 완전히 누워 있으면서 금강 하천 바닥은 들판인지 강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육역화가 진행됐다. 하천의 육역화는 수생 식물과 동물이 아닌 육지의 식물과 동물이 하천을 점하는 현상이다. 정민승 기자
세종 신도시를 관통하는 금강에서 내년 여름에는 서울의 한강처럼 요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이 있는 행정수도 건설’ 계획에 따라 설치된 보임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 시기와 맞물리면서 유탄을 맞아 해체 위기에 처했던 세종보에 물을 가두기 위한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19일 “홍수기가 끝나고 강의 수량이 줄어들면 세종보 가동을 위한 점검에 바로 나설 것”이라며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세종보 점검 방법과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2일 최민호 세종시장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 간에 있었던 간담회 후속 조치다. 당시 최 시장은 2025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 등을 위해 세종보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건의했고, 한 장관은 “세종보의 안전성과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한 뒤 탄력 운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세종보 가동을 기정사실화 한 발언이다. 국가하천인 금강에 설치된 세종보 운영은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가 맡고 있다.
내년 6, 7월 금강도 찰랑찰랑
세종시 관계자는 “이춘희 전 시장도 보에 물을 채워보고, 비워도 보면서 장단점을 비교해 보자고 했고, ‘4대강 사업 계승’을 천명한 윤석열 정부 출범에 이어 ‘금강 르네상스’를 공약한 최 시장이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보에 물을 담는 일은 사실 ‘시기의 문제’였다”며 “최근 환경부에서 시의 요청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음에 따라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내년 봄부터 물을 가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내년 6, 7월에는 세종 신도시에서 찰랑거리는 금강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세종보는 육중한 콘크리트 덩어리로 된 하중식 고정보 3개와 전도식 가동보(각도를 기울여 넘쳐흐르는 물의 양을 조절하는 보) 3개로 구성돼 있다. 총길이는 고정보 125m, 가동보 220m다. 문제는 유압으로 작동하는 가동보에 있다. 2018년 완전히 눕힌 뒤 5년 동안 한 번도 일으켜 세운 적이 없다. 세종시 관계자는 “소수력 발전소를 겸하는 가동보 관제실에서 하천 바닥에 매설된 유압 파이프를 통해 보를 세우고 눕힌다”며 “파이프에 문제가 있으면 기름이 유출될 수 있는 만큼 가동 전 점검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보의 최대 높이는 2.8m다.
세종보 가동 일정이 구체화 하면서 세종시가 추진하는 비단강 프로젝트도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보에서부터 상류 방향으로 중앙호수공원 – 금강보행교(이응다리) – 합강습지(생태관광 - 합강 캠핑장으로 연결되는 수변형 관광공원과 수상공연장 조성 및 대관람차 유치 등이 포함된 사업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2025년 정원박람회, 2027년 하계 세계대학경기 등 굵직한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라도 금강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계획대로... '친수도시' 에 한걸음
이 외에도 국립세종수목원과 중앙호수공원, ‘세종판 청계천’으로 불리는 방축천과 제천, 정부세종청사 주변 실개천 등 하천유지 용수 공급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관계자는 “일일 3만 톤의 물이 필요하지만, 건기에는 물 부족으로 애를 먹는다”며 “보에 물을 채우면 용수 공급이 한결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금강 양화취수장 개선 공사가 마무리되면 하천바닥수(강변여과수) 공급을 통해 수목원과 호수의 수질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세종시는 기대하고 있다.

2011년 9월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맞은 편에서 촬영된 금강 풍경. 세종보가 작동하던 때로 보 상류에서 시민들이 요트를 즐기고 있다. 강변 자전거도로와 강 사이에에 자연어로가 보인다. 보 작동에도 물고기들이 상하류로 이동할 수 있는 수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세종보 가동으로 지난 5년 동안 하천 바닥에 육지의 동물과 식물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발생한 육역화(陸域化)도 멈출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보 탄력 운영으로 시민들의 휴식처 확대는 물론, 육역화로 악화한 생태 환경과 수변 경관도 개선할 것”이라며 "환경단체와 협의해 세종시의 자랑인 생태습지 등을 살리면서도 친수 공간을 늘려 도시의 경쟁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이전에 수립된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조성된 세종보가 금강에 일정 수위를 유지하도록 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가동이 중단되면서 금강이 건천 수준의 수량을 보이고 있다. 과거 이곳까지 물이 들어왔음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서 있다. 2022년 2월에 촬영됐다.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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