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강원클럽하우스 인터뷰
"올 시즌 K리그1 5경기 출전 목표" 포부에
윤정환 신임 감독 "생각보다 낮은 목표" 웃음
"많이 부딪혀보고 프로무대 느껴보길" 조언도
“소속팀 형들이 이름 대신 ‘브론즈볼’이라고 불러요.”
이승원(강원FC)은 2023 아르헨티나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김은중호의 주장으로 맹활약하며 차세대 스타로 급부상했다. 19일 강원 강릉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는 “월드컵 이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너무 감사하다”면서도 “그만큼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빨리 적응해서 이겨내겠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중원에서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 포지션 특성상 전 세계 유망주들을 두루 상대해본 건 그의 축구 인생에 큰 자양분이 됐다. 이승원은 “빅클럽에 속한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좋은 선수를 만났을 때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배웠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대회 첫 경기였던 프랑스전을 꼽았다. 그는 프랑스전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2-1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승원은 “프랑스라는 좋은 팀을 상대로 선제골을 뽑아냈고, 추가골 상황에서 도움까지 올렸다”며 “결과적으로 월드컵 첫 승까지 가져오게 돼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경기 전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그는 이후 대표팀의 야전 사령관으로 4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면서 3골 4도움을 기록, 직전 대회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을 탄 이강인(마요르카)의 공격포인트(2골 4도움)를 넘어서며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소속팀) 형들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다”는 그는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 위해 구단 식구들에게 커피를 돌리기도 했다.
대표팀 동료였던 배준호(대전 하나시티즌)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가 얻어낸 페널티 킥 두 골을 이승원이 성공시켰기 때문에) 브론즈볼 트로피의 50%는 내 지분”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사실 페널티 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잘 들여다보면 내가 공을 다 연결해준 것”이라고 재치 있게 받아쳤다. 그럼에도 이승원은 “지분의 20%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월드컵을 통해 확실한 눈도장을 찍긴 했지만 이승원은 아직 K리그1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다. 그는 “올해 프로무대에서 5경기를 뛰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강원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된 윤정환 감독에게 “머리에 든 생각이 많은 선수”라고 자신을 어필한 후 “(감독님이) 이를 잘 끄집어 내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윤 감독은 “더 많은 경기를 뛰게 할 생각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목표 숫자가 적다. 본인이 5경기만 뛰겠다고 하니까 맞춰줘야겠다”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 “사실 월드컵 경기만 보고 선수를 판단할 수 없다”며 “K리그1은 다른 무대와 정말 많이 다르다. 경기에서 많이 부딪혀보고 ‘K리그1이 이런 무대구나’라는 걸 빨리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건넸다.
윤 감독은 리그 11위(2승 6무 10패)에 머물러 있는 강원의 목표를 1부리그 잔류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감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밖에서 강원 경기를 보면) 5백이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지나치게 수비에 치중하고 있다. 수비 위주로 경기를 하더라도 역습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데 뒤로 물러서려고만 한다”며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고 본다.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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