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부 "솔직하고 건설적 대화" 호평
친강 외교부장도 '미국 초청' 즉각 수락
미중 정상회담 논의 급물살 탈 가능성도
미국과 중국의 외교장관 회담이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미중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가운데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친강 외교부장은 회담 종료 후 “솔직하고 건설적 대화를 나눴다”고 동일한 평가를 내렸다. 친 부장은 블링컨 장관의 미국 초청 제의도 즉각 수락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 대한 종합적 평가는 19일 블링컨 장관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예방 성사 여부에 달려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블링컨 장관과 친 부장의 18일 회담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시작된 두 사람 간 회동은 업무만찬을 포함, 총 7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만찬을 제외하면 거의 6시간 걸친 회담이었다”며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측 발표를 볼 때, (회담에서) 일부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는 걸 시사하면서 향후 몇 달간 양국 간 교류 진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실제 양국 정부 반응도 나쁘지 않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블링컨 장관은 친 부장과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미국과 중국 국민 간 교류 촉진의 중요성을 주목했다”며 “블링컨 장관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친 부장을 미국 워싱턴으로 초청했고, 양측은 서로 적절한 시기에 답방 일정을 잡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도 화답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중국과 미국의 전반적 관계와 관련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장시간 솔직하고 심층적이며 건설적인 의사소통을 했다”며 “블링컨 장관이 친강 부장을 미국으로 초청했고, 친 부장도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의견 일치를 보인 대목도 있다. 미중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양측은 △고위급 접촉 유지 △미중 관계 이행 지침에 대한 협의 진전 △미중 현안 해결을 위한 공동 워킹그룹 협의 계속 추진 △인적 교류 및 교육 교류 확대 장려 등에 합의했다. 최소한 대화 동력을 유지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회담에 대해 “수개월의 냉담한 반응 끝에 중국이 블링컨 장관을 환영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블링컨 장관과 시 주석의 회동 여부다. 블링컨 장관은 19일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날 예정이지만, 시 주석을 예방할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시 주석을 몇 달 안에 만나길 희망한다”고 밝힌 만큼,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을 접견할 경우 미중 정상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공산이 크다. 미중 관계의 해빙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 언론들은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는 분위기다. 미 CNN방송은 “시 주석과의 만남이 성사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며 “미국 최고 외교관(국무장관)의 과거 방중 땐 중국 최고 지도자 접견 일정이 종종 포함됐지만, 미중 관계는 최근 수십년간 가장 저점에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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