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거세고 펄로 가득... 시계 불량
안전 문제 탓 잠수사 1명만 작업 가능
북한이 주장한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 인양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지난달 31일 발사 후 추락한 지 1시간여 만에 서해 군산 어청도 서방 200km 해역에서 2단 추정 동체를 수상에서 발견했지만 인양에 15일이나 소요된 것은 서해 수중의 조류 및 시계가 불량하고 해저 지질조차 찰진 펄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군은 지난 6일부터 인양에 성공한 15일까지 10일간 4차에 걸친 시도 끝에 천리마-1형 우주발사체의 2단 동체 추정 잔해를 인양할 수 있었다. 1차 시도에서는 수중 환경을 확인하고 잔해물 하부에 와이어를 연결하려 시도했지만, 잔해물이 찰진 펄에 30% 정도 매몰돼 있어 작전을 중지했다. 2차 시도에서는 심해 잠수사가 잔해물 양쪽 끝에 'ㄷ'자형 인양고리를 설치해 인양을 시도했지만 하중에 의해 고리가 휘어지면서 중단했다. 3차 시도에서는 잔해물에 구멍을 뚫고 인양 장구 및 줄을 연결하려다 잔해물 상단부가 부분적으로 절단돼 실패했다.
네 번째 시도에서야 성공할 수 있었다. 잔해물 하단에는 와이어를 연결하고 상단부에는 인양고리를 장착한 후 와이어를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수중 중량체를 인양하기 위한 장비인 캡스턴을 이용해 수중 10m까지 인양한 후 크레인으로 인양하기 위한 보강와이어를 설치했다. 구조함 갑판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잔해물 상단부 일부가 떨어져 나갔지만, 유실방지 조치를 취해 이 또한 인양에 성공했다.
작전 기간 수중 상태도 고르지 못했다. 조류 유속은 초속 0.1m에서 1.02m를 오갔다. 초속 0.25m 이상일 경우 잠수사의 작업이 어렵다. 수중 시계도 0.5m 내외로 손을 뻗으면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해저 지질도 펄로 가득해 잠수사가 발을 디디면 50㎝ 이상 발이 빠질 정도였다.
제한된 수중 시야에 따른 안전 문제 때문에 동시 작업 가능한 잠수 인력을 1명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군은 설명했다. 더욱이 3인 1개 조가 잠수·감압 등을 하는 데만 약 3시간이 소요돼 작업시간도 충분하지 못했다. 조류가 거세지면서 수중 작업을 아예 하지 못하는 때도 많았다.
이날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내 수상함구조함 광양함에서 취재진과 만난 신경준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상사는 "서해 특성상 유속이 빠르고 잠수사가 (바닷속으로) 내려가는 순간 펄물이 올라와 시야를 완전히 가렸다"며 인양 작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해저에서는 손바닥만 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지 않았다"며 "사실상 손의 감각만으로 작업을 해야 했다"고 고충을 전했다.
군은 북한 우주발사체 추가 잔해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금도 폐 어망, 돌멩이, 금속물 등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것이 발사체 잔해물인지 그냥 쓰레기인지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발사체가 서해상에 추락하기 전에 공중에서 이미 폭발해 레이더에 식별된 잔해가 180여 개에 달하는 만큼 광범위한 해역을 수색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군은 "위성체와 엔진 등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의 주요 구성품을 확보하려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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