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신문 종료되자 기자회견 자청
"검찰이 유동규 회유·협박해" 주장
검찰 "유동규 진술, 증거와 일치해"
대장동 일당의 사업 편의를 봐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이 "유동규의 진술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 측은 지난 13일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종료된 것을 계기로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정 전 실장 변호인단은 16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의 유일한 증거인 유동규의 진술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측근들의 의혹을 폭로했다.
정 전 실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검찰 회유 및 협박을 받아 진술을 변경했다는 그간의 주장을 반복했다. 정 전 실장 측 이건태 변호사는 "검찰은 작년 10월 14∼16일 하루에 6∼9시간씩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지 않는 면담 조사를 했다"며 "이는 명백한 형사소송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면담은 정 전 실장이 동의한 상태로 진행하려다 중단됐고, 회유와 협박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불법 면담 의혹을 반박해왔다.
이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지난해 10월 17일 자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검사 면담 과정에서 2014년 4∼6월 4,000만 원을 전달한 방법과 장소 등이 바뀌고 2019년 3,000만 원을 공여한 사실이 갑자기 튀어나온다"며 "검사가 진술을 유도했다고 의심되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이 뇌물 공여 장소를 당초 아파트 계단으로 진술했다가, 검찰이 해당 아파트가 계단식이 아닌 복도식이라고 알려주자 공여 장소를 1층 현관 부근으로 바꾼 점도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대장동 사건은 검찰 수사로 이미 결론이 났음에도 정권이 바뀐 후 정치적 의도로 재수사해 무리하게 정 전 실장과 이재명 대표를 기소했다"며 "정치적 수사와 기소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전 실장 측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진술은 객관적 증거 관계 및 참고인 진술 등과 일치한다"며 "향후 재판부가 유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을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 면담에 대해선 "변호인 조력권과 진술 거부권 등을 고지한 상태에서 적법하게 절차에 따라 이뤄졌고, 그 내용은 모두 보고서로 정리돼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변호인들은 법정 밖이 아닌 법정에서 증거와 법리에 맞게 합리적 주장을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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