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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았지만 먹튀 아냐"... 하한가 의혹 '카페지기' 이미 수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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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았지만 먹튀 아냐"... 하한가 의혹 '카페지기' 이미 수사 중

입력
2023.06.16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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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를 향하는 금융당국·검찰 칼날
금감원 "꽤 오래전부터 주시한 사안"
강씨 "지분 팔았지만 폭락 원인 아냐"

이복현(왼쪽) 금감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왼쪽) 금감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라덕연 사태' 이후 약 두 달 만에 다시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금융당국과 검찰의 칼날이 온라인 주식정보카페 운영자 강모씨를 향하고 있다. 강씨가 추천했던 종목들이 수년간 별다른 호재 없이 꾸준히 상승하다 단숨에 하한가를 쳤다는 점에서 불공정거래 연루 의혹이 짙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네이버카페 ‘바른투자연구소’ 운영자 강씨에 대해 최근 출국금지를 하고 이날 압수수색까지 진행했다. 강씨는 2012년 개설돼 회원 약 6,500명을 확보한 해당 카페 운영자로, 전날 하한가를 맞은 5개 종목(동일산업·대한방직·만호제강·방림·동일금속)에 대한 투자 관련 게시글을 지속적으로 작성해 왔다. 일각에선 이미 시세조종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강씨가 이번에도 시세조종을 통해 모아둔 물량을 팔아치웠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5개 종목은 이날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확인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진작부터 강씨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해당 종목·해당 사안은 꽤 오래전부터 챙겨 왔던 (사)건"이라며 "주가 등락·특이 동향·원인·관련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건과 관련해 금융당국·검찰·거래소가 함께 조사를 진행 중이고,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강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강씨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를 포함해 가족들도 큰 손해를 입었는데 제가 자식들 계좌를 가지고 무슨 주가조작을 하겠냐"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어떤 불법 행위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강씨는 "(라덕연) 사태 이후 매물이 계속 나오니까 누군가는 이걸 사줘야 했다"며 "제가 가진 모든 재산과 저를 도와주는 분들 돈을 다 넣어서 막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분을 판 행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해당 사실이 폭락의 원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1,000억 원어치를 사다가 더 이상 살 사람이 없는 게 확인됐고 폭락하면 진짜 길거리에 나앉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어쩔 수 없이 지분을 판 것이 '먹튀(먹고 튀다)'냐"며 "한 달 넘게 쏟아진 매물에 의해서 빠진 것인데 주객이 전도됐다"고 주장했다.

금융권에선 강씨 해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강씨가 해당 종목들의 주가를 고정시키기 위해 한 행위들이 시세조종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떨어지는 주가를 고정시키기 위해 매물로 나온 물량을 시장가 대비 고가에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통상 매수자는 가장 싼 가격에 사야 하는 게 이득인데 일부러 비싸게 사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현 기자
윤주영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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