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밖 킬러 문항 사라지나
반수생 증가 가능성도 제기
11월 16일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54일 앞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지시해 올해 높은 난도의 '킬러 문항'이 줄어들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 지시는 적용 시기가 명확하지 않지만 불과 수능 5개월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 자체가 이례적이라 수험생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시에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과목은 국어다. 국어 영역 45문항 중 1~17번에 해당하는 독서 관련 지문 3, 4개에서 킬러 문항이 출제돼 왔는데, 과학기술이나 경제 관련 '교과서 밖' 지문에서 특히 어려운 문제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다루면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이라며 국어 영역을 콕 집어 거론했다. 이에 종로학원은 "국어 독서 지문에서 고난도 킬러 문항이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점수에 따라 학생들을 구분하는 '변별력'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국어는 지난해 1등급 커트라인이 '화법과 작문'은 96점, '언어와 매체'는 92점이었는데 올해는 1등급 커트라인이 만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수학 영역에서 변별력을 유지하거나 국어와 수학 모두 쉽게 출제되는 '물수능'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수험생 앞에 놓인 변수는 이것뿐이 아니다. 수능이 예상보다 쉬워진다면 대학에 다니다가 수능에 응시하는 '반수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실시 이후 수능에 응시하는 졸업생이 늘고 있는 추세라 이미 올해 수능에서 졸업생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거라는 예측도 나온 바 있다.
결과적으로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발표일 수밖에 없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대통령이 조만간 시안이 나오는 2028학년도 새 대입제도를 거론한 거라면 대비할 시간이 있지만 당장 적용이라면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쉬운 수능은 '문제 하나 틀리면 나락'이 될 수 있어 수험생의 불안감이 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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