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는 전세 거래 증가
전세 거래 늘자 월세는 평균 12%↓
올 상반기 서울·수도권에서 빌라의 월세 거래 비중이 5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를 중심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자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15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월부터 6월 12일까지 수도권 연립·다세대 월세 거래 비중은 46.2%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37.6%, 하반기 41%에 이어 빌라 월세 거래 비중은 계속 느는 추세다.
특히 경기 고양 덕양구(빌라 월세 비중 65.9%)는 월세 비중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23.2%포인트 급증했다. 경기 파주시(56.8%), 인천 동구(52.3%), 경기 이천시(62.6%), 서울 금천구(44.3%), 서울 중구(50.9%) 등은 같은 기간 월세 비중이 10%포인트 넘게 늘었다. 전세사기 진원지로 꼽히는 서울 강서구(36.3%)에서도 월세 비중이 8%포인트 늘었다.
이는 빌라시장을 휩쓴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강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빌라 전세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5월 1일부터 전세보증 문턱을 높였다. 이 결과 상당수 빌라는 기존보다 전셋값을 20% 안팎 낮추지 않는 이상 전세보증 가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 빌라시장에선 3억8,000만 원짜리 전세를 전세보증 가입이 가능한 선(3억 원)으로 보증금을 낮추고 나머지는 월세로 돌리는 식의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중개업자는 "과거만 해도 보증금을 더 내고 월세를 내리려 했는데 요즘은 정반대"라고 말했다.
반면 올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월세 비중은 40.4%로 지난해 하반기(45.2%)보다 낮아졌다. 아파트 전셋값이 내려간 데 이어 전세대출 금리도 떨어지자 전세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 여파로 아파트 월세 가격도 내렸다. 보증금과 월세 환산액(월세×12/전월세전환율)을 합한 환산보증금을 계산하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환산보증금은 4억5,415만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5억1,921만 원)보다 12.5% 줄었다. 그만큼 보증금과 월세가 줄었다는 얘기다.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환산보증금은 같은 기간 3억5,435만 원에서 3억1,157만 원으로 12.1% 줄었다.
다만 월세 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전셋값 하락폭이 둔화하는 추세라 아파트 월세 가격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부동산R114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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