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역사 광주(廣州) 이씨 동족마을
가옥 크기·위치·형태·동선 등 위계 뚜렷
동제·재실·서당 등 민속요소 잘 보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마을 전경. 경북도 제공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마을이 마을 단위로는 전국 최초로 국가등록문화재에 이름을 올렸다. 950여 건의 국가등록문화재 중 한 마을 전체가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도는 15일 "문화재청이 이날 칠곡 매원마을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갑오개혁 이후 남아 있는 건축물이나 교량, 책자 등 기록물과 장비, 시설, 의복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필요성이 인정된 경우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하고 있다.
매원마을은 혈연관계가 있는 동성들이 모여서 이룬 동족(同族)마을이다. 17세기 광주 이씨 집안의 석담 이윤우(1569∼1634)가 아들 이도장(1603∼1644)과 이주한 뒤, 이도장의 차남 이원록(1629∼1688)이 뿌리를 내리면서 집성촌을 이뤘다. 한때 400여 채의 가옥이 있었지만, 현재는 60여 채가 남아 있다.
매원마을은 주산인 뒷산의 낮은 산자락을 따라 좌우로 낮고 길게 펼쳐진 형식의 배치를 이루고 있다. 후손들이 마을 중심인 중매에서 상매(마을 동쪽), 서매(마을 서쪽)로 분파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씨족의 계보나 터를 잡은 입향 순서, 신분에 따라 집터 위치와 형태, 출입 동선이 뚜렷한 위계를 보인다.
마을 곳곳에는 아직도 전통적 민속적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 소나무 밭은 풍수지리상 우백호에 해당하는 서쪽 경계의 지형을 보강하기 위한 숲이다. 마을 주민들이 지내는 동제도 400여 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가옥 및 재실, 서당 등을 비롯해 마을 옛길과 문중 소유의 마을 안 논밭, 옛터 등 역사성과 시대성을 갖춘 다양한 민속적 요소들이 포함돼 있어 국가등록문화재로서 등록 가치가 충분하다는 게 문화재청 판단이다.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북도에 소재한 문화재 중 가치 있고 우수한 문화재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로의 승격을 지속적으로 추진, 도 지정 문화재의 위상을 높이고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칠곡 매원마을 전경.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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