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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환자의 혈전 특성 알면 재발 예측할 수 있다

입력
2023.06.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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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 환자에게 나타난 혈전 특성을 파악하면 재발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정민 교수·양욱진 임상강사, 중앙대병원 홍순억 병리과·박광열 신경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급성 뇌경색 환자의 혈전 특성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2017년 2월~2020년 1월 혈전 제거술을 받은 급성 뇌경색 환자 46명의 혈전 조직을 분석해 뇌경색 혈전의 면역학적 특성과 혈전제거술 후 뇌졸중 재발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은 혈전 등으로 인해 뇌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막힌 혈관을 다시 여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로 치료한다.

그러나 이 시술을 받은 10명 중 2~3명은 5년 내 혈관 사건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환자 예후(치료 경과)를 개선하려면 재발을 예측할 방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뇌경색 환자의 혈관 사건 재발을 예측하는 지표로 혈전' 특성에 주목하여 혈전제거술을 받은 급성 뇌경색 환자 46명의 혈전 조직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혈전의 구성성분(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및 면역·염증 반응 관련인자(HMGB1, H3Cit, PDL1 등)의 발현 수준이 측정됐다.

이후 혈관 사건 재발을 16.8개월간 추적 관찰해 전체 환자를 재발 없는 대조군(33명)과 재발군(13명)으로 구분해 두 집단의 혈전 특성을 비교했다. 모든 환자는 혈전제거술 후 적절한 항혈소판제 또는 항응고제 치료를 유지했다.

그 결과, 재발군 혈전에서는 대조군과 다른 특이한 면역조직화학적 표현형이 관찰됐다.

재발군 혈전에서는 대조군보다 면역세포 활성화를 억제하는 PDL1 발현이 감소했고, 선천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H3Cit 발현이 증가했다.

즉 혈전에서 2차 면역 반응 억제 신호가 감소하고 선천 면역 반응 신호가 증가한 뇌경색 환자는 치료 후 혈관 사건 재발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편, 조직 손상 후 초기 염증 반응을 시작한다고 알려진 HMGB1 발현은 대조군보다 재발군 혈전에서 감소했다.

염증 반응과 관련된 HMGB1 발현이 저하됐을 때 오히려 혈관 사건 재발이 증가한다는 결과는 기존 가설과 다르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이 재발군 혈전에서 관찰된 3가지 표현형(PDL1 감소, HMGB1 감소, H3Cit 증가)을 종합해 산출한 점수는 성별·연령 등 임상 정보를 보정한 후에도 혈관 사건 재발을 독립적으로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뇌경색 환자에게 발생한 혈전 정보로 미래 혈관 사건 발생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혈전의 면역학적 특성이 재발로 이어지는 자세한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이에 기반한 특성화된 치료 전략 수립을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중재수술(Journal of Neurointerventional Surgery)’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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