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문서 유출' 기소 후 트럼프 지지율 상승
공화당 지지 기반 탄탄...강경 목소리 힘 받아
"혐의 절반만 사실이어도 끝장" 비판 주장도
2024년 미국 대선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되면서 공화당이 흔들리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을 의식해 기소를 비판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나 법 집행을 강조하는 소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역시 공화당 지지층과 일반 응답자의 의견은 엇갈렸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은 결집하고 있다.
미국 ABC방송이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1%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심각한 일’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48%가 ‘그렇다’라고 밝혔다. ‘기소돼선 안 된다’는 답변은 35%에 그쳤다.
미 CBS방송이 같은 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공화당 핵심 유권자층을 제외한 미국인의 8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 및 군사 기밀문서 취급으로 국가안보에 위험이 생겼다’라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도는 변함이 없었다. CBS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층 중 61%로부터 지지를 얻어 기존 50%대 지지율을 넘어섰다. 경쟁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3%에 그쳤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4%), 팀 스콧 상원의원(4%),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3%)는 한 자리 지지율에 머물렀다.
공화당 지지자 중 대다수인 80%는 트럼프 전 대통령 유죄가 확정된다 해도 대통령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죄 확정 시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답변은 9%에 그쳤다. 강성 지지층이 뭉치고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유를 보이고 있다. 그는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진행한 선거 유세에서 “여론조사(지지율)는 급등했고 소액 기부도 기록을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폭력을 요구하는 표현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당내 세력도 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카리 레이크 전 애리조나 주지사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가려면 나나, 나와 같은 7,500만 명의 미국인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핵심 측근 중 한 명이었던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방첩법에 따르면 그가 의도적으로 그런 문건들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혐의는 아주 확실하다”며 “심지어 그런 혐의의 반만 사실이라고 해도 그는 끝장”이라고 평가했다. 대선에 나선 에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도 트럼프 전 대통령 사퇴를 촉구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2024년 (대선을 겨냥한) 공화당은 법과 질서인가, 아니면 충성심인가 선택의 기로에 직면해 있다”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문서 유출 기소 건으로 1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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