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돌라 탑승해 구조, 경찰 인계
英서도 체포, 무단 등반 잇따라
국내 최고층 건물 서울 롯데월드타워(555m)를 허락 없이 오른 영국인 등반가가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경찰과 서울 송파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9분쯤 한 외국인 남성이 속옷만 입은 채 맨몸으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등반하고 있다는 건물 측 119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구조인력 54명과 소방차 11대를 투입하고 추락에 대비해 대형 에어매트(공기안전매트)를 설치했다.
구조 작업에 돌입한 소방 요원들은 오전 8시 52분쯤 건물 72층 외벽에서 휴식을 취하던 남성을 곤돌라에 태워 73층에서 내부로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아무런 등반 장비 없이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가루만 손에 바른 채 낙하산을 메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직후 소방당국으로부터 남성의 신병을 넘겨받은 서울 송파경찰서는 그가 영국의 초고층 건물 등반가 조지 킹 톰슨(24)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2019년에도 영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더 샤드’를 오르다 붙잡힌 적 있는 톰슨은 롯데월드타워 꼭대기에서 비행을 할 목적으로 사흘 전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건조물침입 혐의로 그를 체포해 자세한 등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가 등반가들의 표적이 된 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6월에도 ‘프랑스 스파이더맨’이란 별칭이 붙은 암벽등반가 알랭 로베르가 건물 외벽을 75층까지 무단 등반하다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2016년엔 고층건물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사진작가 비탈리 라스칼로프가 보안요원들의 눈을 피해 공사가 진행 중이던 롯데월드타워 555m 꼭대기 크레인에 올랐다.
123층 높이의 롯데월드타워는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초고층 건물이다. 2017년 5월 건물 개장 기념행사로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이 2시간 29분 38초 만에 등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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