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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사들은 왜 콘솔·PC 게임에 눈을 돌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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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사들은 왜 콘솔·PC 게임에 눈을 돌렸을까

입력
2023.06.12 15: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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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사들 미 LA 서머 게임 페스트 대거 참여
네오위즈, 글로벌 화제작 'P의 거짓' 체험판 공개
스마일게이트·넥슨·엔씨 등도 '서머 게임 페스트' 참가

네오위즈 'P의 거짓' 체험판의 한 장면. 게임 캡처

네오위즈 'P의 거짓' 체험판의 한 장면. 게임 캡처


한국 게임사들이 미국에서 열린 게임 공개 이벤트에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서구 게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인용컴퓨터(PC)와 콘솔(게임전용기기) 위주의 게임들을 내세우면서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넥슨·엔씨소프트·펄어비스·넷마블이 이날까지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서머 게임 페스트'에 참여했다. 이들 회사의 게임 중에서는 지난해 독일의 게임 이벤트 '게임스컴 2022'에서 한국 게임으로서는 첫 3관왕을 차지한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화제였다.



"한국도 콘솔·싱글 게임 잘 만들 수 있다"


박성준(왼쪽) 네오위즈 라운드8 스튜디오장과 최지원 'P의 거짓' 총괄 디렉터가 9일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P의 거짓’ 쇼케이스 현장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네오위즈 제공

박성준(왼쪽) 네오위즈 라운드8 스튜디오장과 최지원 'P의 거짓' 총괄 디렉터가 9일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P의 거짓’ 쇼케이스 현장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네오위즈 제공


①네오위즈는 P의 거짓이 9월 19일 전 세계에 출시된다고 밝히면서 게임 체험판을 공개했다. 9일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게임을 만든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스튜디오의 박성준 스튜디오장은 "한국 게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게임이 되겠다"면서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게임은 국내 게임사가 만든 게임으로는 보기 드문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많은 이용자를 모았던 모바일 게임이 아니라 PC와 콘솔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액션 롤플레잉(RPG) 게임이다. 또 온라인에서 게이머끼리 협력이나 대전 없이 혼자 하는(싱글 플레이) 게임이다. 최지원 총괄 디렉터는 "한국에서도 콘솔, 싱글 게임 수작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게임이 표방한 장르 '소울라이크'는 국내 게임사가 개발한 사례가 거의 없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다. 일본 게임 제작사 '프롬 소프트웨어'의 '소울 시리즈'를 통해 유명해져서 소울라이크란 이름이 붙었는데, 작은 실수만 해도 전투에서 질 수 있어 게이머들이 매우 까다로워 한다. 물론 이를 극복하는 쾌감이 게임을 즐기는 핵심 이유다.

내용 면에서도 유럽의 계몽 시대(벨 에포크)를 염두에 둔 배경 설정, 이탈리아의 유명한 아동 문학 '피노키오'를 어둡고 잔혹한 소재로 바꾼 스토리 등은 국내외 게이머에게 두루 통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P의 거짓은 지난해 게임스컴 등 여러 이벤트를 통해 기대를 모으고 있었는데 실제 게임 초반부를 맛보기 식으로 공개했다. 이를 경험해 본 게이머들은 "소울라이크의 맛을 살리면서도 독특한 재미가 있다" "그래픽이 세밀하면서도 게임에 로딩(게임의 자료를 불러내는 작업)이나 끊김이 거의 없다" 등 좋은 평가를 남겼다.

업계에서도 '서구에서 통하는 한국산 콘솔 명작'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한국 시장을 주 무대로 삼았던 모바일 기반의 온라인 게임을 두고 이용자들은 지나친 과금 스트레스를 준다며 비판해 왔다. 여기에 비슷한 게임이 여럿 나오면서 한정된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와 유럽에서도 통하는 한국 게임의 등장은 해외 진출의 영역을 넓힐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취약한 한국 콘솔 게임 시장의 밑바탕도 탄탄하게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운다.



게임사들, 발표회 형식 '서머 게임 페스트'에 부담 덜고 참여

'서머 게임 페스트 2023'에 참여한 국내 게임사들의 발표 게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넥슨의 '워헤이븐', 넷마블 자회사 카밤의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 각 사 제공

'서머 게임 페스트 2023'에 참여한 국내 게임사들의 발표 게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넥슨의 '워헤이븐', 넷마블 자회사 카밤의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 각 사 제공


다른 게임사들도 저마다 미국, 유럽 시장 진출을 겨냥한 신작 정보를 알렸다. 장르도 다양하다. ②스마일게이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를 끈 1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가상현실(VR) 기기로 옮긴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8월에 선보인다.

③넥슨은 중세 전투를 주제로 한 PC 기반 대규모 멀티플레이 게임 '워헤이븐'을 가을에 출시하는데 이달 중순 체험판을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④엔씨소프트는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의 북미 지역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 발표했다.

⑤넷마블은 북미 자회사 '카밤'이 개발한 모바일 전략 RPG 게임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의 사전 등록 일정을 알렸다. ⑥펄어비스는 기존에 서비스하던 MMORPG '검은 사막'에 한국 문화를 반영한 확장팩 '아침의 나라'가 글로벌 출시된다고 밝혔다.

서머 게임 페스트는 그동안 미국 최대 게임 박람회였던 'E3'가 취소되면서 북미 지역의 여름 최대 게임 발표회로 입지가 커졌다. 게임사들은 오프라인 부스 설치나 체험판 공개를 해야 했던 E3 대신 온라인 발표회 형태의 서머 게임 페스트에 부담을 덜고 참여하는 모양새다. 국내 게임사 외에 ⑦삼성전자도 행사에 참여, 출시를 앞둔 게임용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9'의 예약 판매 이벤트와 지난해 출시한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서비스 '삼성 게이밍 허브'를 홍보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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