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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출근’ ‘병가’ 용산구청장…이태원 유가족 “용산구민 위해서도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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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출근’ ‘병가’ 용산구청장…이태원 유가족 “용산구민 위해서도 사퇴해야”

입력
2023.06.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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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유가족 최선미씨 MBC 라디오 인터뷰
박희영 용산구청장 8일 '몰래 출근', 9일 '병가'
"아프다고 풀려난 사람이 23만 구민 위해 일한다?"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됐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돼 나오고 있다. 뉴스1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됐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돼 나오고 있다. 뉴스1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된 지 5개월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구청장직에 복귀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해 유가족들이 참사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용산구민을 위해서도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故) 박가영양 어머니 최선미씨는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유가족들이 이틀째 용산구청 앞에서 박 청장을 기다리는 데 대해 “박 청장은 죄인이기 때문에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또 “보석 신청한 이유가 트라우마, 불면증인데 어떻게 유가족과 생존자, 목격자들이 있는 데서 그리고 용산구 주민들을 상대로 트라우마를 얘기할 수 있느냐”며 “심신 미약인 사람이 23만 명의 구민들을 위해서 일을 한다는 건 23만 명의 구민들을 다시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이야기다. 용산구민들을 위해서라도 사퇴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에서 전날 보석으로 석방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출근을 막으려 구청장실에 진입하려 했으나 문이 잠겨 가로막혀 있다. 뉴스1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에서 전날 보석으로 석방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출근을 막으려 구청장실에 진입하려 했으나 문이 잠겨 가로막혀 있다. 뉴스1

이태원 참사 당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지난해 12월 말 구속된 박 청장은 1심 구속 만기(6개월)를 앞두고 지난 7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에 따라 5개월여간 정지됐던 구청장 직무권한을 다시 행사하게 됐다. 복귀 첫날인 8일 오전 7시쯤부터 취재진이 박 청장 자택과 용산구청 앞에서 대기하고 유가족 역시 용산구청 앞에서 기다렸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몰래 출근’ ‘새벽 출근’ 등의 추측이 나왔다. 퇴근 모습 역시 포착되지 않았던 박 청장은 9일에는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중인 구청장이 바로 복귀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태원참사대책본부 수습단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태원 참사 당시에 용산구가 잘했나 못했나, 구청장이 잘했나 못했나를 판별할 수 있는 자료는 용산구에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구청장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자료가 괜찮을까”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에서 보석 석방 이후 첫 출근한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에서 보석 석방 이후 첫 출근한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 관련 사법처리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호소했다. 최선미씨는 “(보통) 3, 4주에 한 번씩 해야 되는 재판들이 계속 밀려서 시간 때우기, 버티기 하다가 (1심 구속만기인) 6개월 다 돼서 보석으로 나오게 한다”며 “저희가 지쳐서 나가떨어지길 바라는 거고 국민들의 기억에서 잊히기를 바라면서 재판을 이렇게 느리게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태 책임자 중 한 명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아직 기소도 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4월 김 청장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의견을 냈지만 대검찰청이 구속과 기소를 막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최선미씨는 “단지 용산경찰서장으로 책임을 국한시키고자 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경비경찰 동원 권한 같은 것을 서울경찰청장이 제대로 대응했다면 이번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4월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마약류 범죄 총력대응을 위한 서울경찰청 전 기능 합동 추진단 정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4월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마약류 범죄 총력대응을 위한 서울경찰청 전 기능 합동 추진단 정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한편 지난 1월 구속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도 다음 달 구속만기를 앞두고 보석으로 풀려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주민 의원은 “이 전 용산경찰서장도 곧 구속 만기가 도래한다”며 “그러면 똑같은 논리로 아마 구속돼 나오든지 아니면 구속 기간 만기돼 나오든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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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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