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경찰서, 불법도박 23명 체포
CCTV, 감시 인력 없어 창문으로 한명씩
도주범 10명 중 7명은 불법 체류자
도박 혐의로 붙잡힌 베트남인 10명이 경찰 지구대에서 조사를 기다리다 창문으로 집단 도주했다. 이 중 4명은 자수하고 2명은 붙잡혔지만 경찰의 피의자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광산구 월곡동 한 주택에서 불법 도박을 하던 베트남인 23명이 검거됐다. 경찰은 이들의 신원 확인을 위해 월곡지구대로 임의동행했으며, 경찰은 조사를 앞두고 이들을 지구대 회의실에 대기시켰다.
이들 중 10명은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 창문을 통해 달아났다. 경찰은 오전 6시 40분쯤에야 10명이 도주한 사실을 알아챘다. 경찰은 오전 6시 20분쯤부터 이들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바깥으로 밀면 15도가량 열리는 시스템 창문을 통해 몸을 밀어 넣어 한 명씩 빠져나갔다. 창문이 열린 공간의 폭은 20㎝에 불과하다. 도주한 10명은 모두 남성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도주한 10명의 체형이 비교적 왜소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원이 많아 회의실에서 대기하도록 한 후 한 명씩 불러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당시 지구대에 있었던 경찰관은 12명이었다. 하지만 피의자들이 대기하던 회의실에 감시 인력을 별도로 배치하진 않았고, 수갑도 채우지 않았다. 회의실에는 방범창이나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이 강제추방을 우려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주한 10명 중 7명은 신원을 도용하거나 불법체류자로 확인됐다. 도주하지 않은 13명은 광산경찰서 형사과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4명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이들 가운데 3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은 CCTV 탐문 등을 통해 광주에 숨어있던 A(32)씨를 붙잡았다. 다른 2명은 각각 전남 목포와 전북 완주까지 도주했지만,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했다.
이날 오후 8시쯤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를 통해 달아났던 30대 남성 2명이 추가로 자수했다. 2명 모두 불법체류자로 확인돼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어 이날 오후 9시 55분쯤 광주 광산구 하남산업단지 내 한 공장에서 1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도주한 나머지 4명에 행방을 쫓고 있지만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도주 즉시 휴대폰 유심칩을 제거해 추적을 피했다. 외국인 인상 착의를 구분하기 쉽지 않은데다 언어 장벽으로 주변인 탐문에도 상당 시간이 걸리고 있다. 경찰은 지인 등을 통해 이들의 자수를 권유하고 있다.
경찰은 지구대에서 달아난 이들에 대해 도주 혐의를 추가 적용할 계획이다. 또 불법체류자로 확인될 경우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신병을 인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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