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해시태그' 검색 방치
"성착취물 판매 계정과 연결"
메타 "끔찍한 범죄… 차단할 것"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이 전 세계 소아성애자들을 잇는 거대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표 기능인 '해시태그'를 통해 미성년자 성착취물 계정을 서로 연결하는 식으로 소아성애자들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13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이 아동 성범죄의 온상이 된 셈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스탠퍼드대·매사추세츠 에머스트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인스타그램이 아동 성착취물을 판매하는 방대한 계정들을 엮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추천 알고리즘 기능을 통해 불법 계정들을 은밀하게 '연결'하고 있다는 게 이번 연구 내용의 골자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아동 성매매', '10대 성관계' 같은 해시태그까지 검색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 이런 해시태그를 타고 가다 보면, 불법 성 콘텐츠를 판매하는 계정과 연결돼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인스타그램이 불법 음란물을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건 아니다. 대신 콘텐츠 '메뉴'를 포스팅하는 방식을 택하는데, 이 메뉴에 각종 아동 성착취 영상 및 이미지에 대한 가격이 포함돼 있다. 돈을 내면 아동과 직접 만남까지 주선한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WSJ은 "인스타그램이 소아성애자들을 연결하고 이들을 아동 성착취물 판매자들에게 안내해준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인스타그램의 진입 장벽이 너무 낮다는 점을 꼬집는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국립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에 따르면 지난해 이 단체에 접수된 아동 성착취물 관련 신고는 3,190만 건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85%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등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가 운영하는 플랫폼과 연관돼 있었다. 이 중 인스타그램이 관련된 건수만 500만 건에 달했다.
2018년까지 메타의 최고보안책임자(CSO)를 지낸 알렉스 스타모스 스탠퍼드 인터넷 관측소 책임자는 "회사(메타)보다 접근이 제한된 학자 세 명이 (소아성애자 관련) 거대한 네트워크를 발견했다는 것 자체가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며 "메타는 조사 인력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타는 내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메타는 "최근 2년간 27개의 소아성애자 네트워크를 제거했고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아동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수천 개에 달하는 해시태그 역시 차단한 상태로, 끔찍한 아동착취 범죄를 차단할 방안을 조사 중"이라고 WSJ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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