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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애플 혼합현실 헤드셋... 가격이 무려 4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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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애플 혼합현실 헤드셋... 가격이 무려 450만원

입력
2023.06.06 06:37
수정
2023.06.06 14:3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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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신제품 '비전 프로' 전격 공개
"모바일 잇는 완전히 새로운 컴퓨터"
내년 미국부터 출시... 가격 3499달러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9년 만의 주요 신제품인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를 소개하고 있다. 쿠퍼티노=로이터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9년 만의 주요 신제품인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를 소개하고 있다. 쿠퍼티노=로이터 연합뉴스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컴퓨터."

애플이 눈앞의 현실에 컴퓨터 그래픽을 덧씌워 보여주는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비전 프로는 2014년 첫 공개된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9년 만에 선보이는 신제품이다. 쿡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을 경험하게 할 것"이라며 비전 프로의 만족도를 자신했다.

비전 프로의 미국 가격은 현존 가상·혼합현실 헤드셋 가운데 최고 수준인 3,499달러(약 456만 원). 앞으로 최소 반년 뒤인 내년 초, 미국에서부터 출시된다.


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는 눈앞에 보이는 현실에 가상의 컴퓨터 그래픽을 겹쳐 보여주는 도구다. 사진은 비전 프로를 쓴 상태에서 보이는 애플리케이션 구동 화면. 애플 WWDC 영상 캡처

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는 눈앞에 보이는 현실에 가상의 컴퓨터 그래픽을 겹쳐 보여주는 도구다. 사진은 비전 프로를 쓴 상태에서 보이는 애플리케이션 구동 화면. 애플 WWDC 영상 캡처


개발 착수 7년 만 내놓는 애플의 야심작

애플은 이날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연례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비전 프로를 전격 공개했다. WWDC는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앞으로 나올 제품과 기능을 먼저 선보이는 자리로,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WWDC에서 비전 프로는 마지막 순서에 등장했다. 애플은 통상 야심작을 가장 마지막에 선보인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내놓는 신제품이자, 개발에 착수한 지는 7년여 만에 공개한 신제품이다. 비전 프로 개발을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진 쿡 CEO는 "오늘은 컴퓨팅 방식에 있어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며 "오직 애플만이 줄 수 있는 성능,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는 혁명적인 제품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베일을 벗은 비전 프로는 기존의 다른 가상·혼합현실 헤드셋처럼 눈을 완전히 뒤덮는 형태로, 언뜻 스키 고글을 연상시킨다. 애플 특유의 단순하고 유려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헤드셋은 디스플레이를 포함하는 전면부와 후면의 밴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면부의 바깥쪽엔 5개의 센서와 12개의 카메라를, 안쪽엔 2,300만 픽셀의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2개를 탑재했다. 전면부를 감싸는 프레임은 초경량 알루미늄을 써서 튼튼하면서도 가볍게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에 부드러운 직물 소재의 밴드를 연결해 고글처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면부와 밴드 사이, 귀와 가장 가까운 위치엔 스피커가 내장됐다. 이 스피커는 마치 사방에서 들리는 듯한 입체적인 음향을 구현한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 전시돼 있다. 쿠퍼티노=AFP 연합뉴스

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 전시돼 있다. 쿠퍼티노=AFP 연합뉴스


배터리 따로 분리해 무게 줄이고, 수백개 앱 지원

"무겁고, 오래 사용하면 어지럽다." 기존에 나온 가상 혼합현실 헤드셋의 대표적인 단점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만들면서 이 같은 단점들을 개선하고 보완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게 외장 배터리다. 애플은 헤드셋 본체와 배터리를 과감히 분리해 헤드셋의 무게와 둔탁한 느낌을 줄였다. 외장 배터리로 구동할 땐 최대 2시간까지 비전 프로를 이용할 수 있는데, 아예 전원을 연결한 상태에선 하루 종일도 쓸 수 있다. 또 '비전 프로의 두뇌'로는 애플 노트북에 들어가는 칩(M2)과 비전 프로만을 위해 새롭게 개발한 칩(R1) 두 개를 장착해 거의 컴퓨터와 맞먹는 성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R1은 눈을 한 번 깜빡이는 시간보다 8배 빠르게 새로운 이미지를 화면에 재생한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동작 속도가 빠르다는 건, 어지러움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콘텐츠의 부족'은 가상·혼합현실 헤드셋이 가진 또 다른 단점이다. 이는 헤드셋이 휴대폰만큼 빠르게 대중화하지 못한 주요인이기도 하다. 애플은 이 부분 역시 의식한 듯, 비전 프로로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유독 강조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를 이끄는 밥 아이거 CEO가 직접 행사에 등장해 '디즈니플러스'(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비전 프로 출시와 동시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엑셀·워드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 화상 회의 플랫폼 줌 등 모바일로 이용 가능한 수백 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비전 프로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애플은 밝혔다.

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 애플 제공

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 애플 제공


"최초의 공간 컴퓨터" 자신하지만... 문제는 가격

쿡 CEO는 비전 프로를 '최초의 공간 컴퓨터'라고 규정하면서, 맥(컴퓨터)과 아이폰(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컴퓨터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해 명령하고, 스마트폰은 디스플레이를 터치하는 방식으로 실행한다면, 비전 프로는 그저 이용자의 눈과 음성, 그리고 손의 움직임만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비전 프로가 눈앞에 가상으로 띄운 앱 가운데 하나를 실행하고 싶으면 이용자는 앱 가까이 손만 갖다 대면 된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손을 휘젓는 것으로 보이지만, 비전 프로가 손의 움직임을 센서로 인식해 앱을 실행해 준다.

테크업계에선 비전 프로가 기술의 진보를 이끌어 온 애플의 야심작이란 점에서 정체된 가상·혼합현실 시장을 되살릴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문제는 가격이다. 미국 가격은 3,499달러에서 시작하는데, 이 돈으론 아이폰을 4대나 살 수 있다. 이처럼 너무 비싼 가격은 비전 프로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비전 프로는 내년 초 미국에 먼저 출시된다. 구입할 여력이 있더라도 지금부터 최소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아이폰의 경우 통상 신제품 공개 후 약 한 달 뒤 시장에 출시되는 것을 감안하면, 6개월이란 기간은 이례적으로 길다. 업계에선 애플 스스로도 '아직은 선보이기 이르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 출시 여부와 가격 등은 모두 미정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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