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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무게만 400g, 털 갑옷 입고 떠돌던 백구 '라비'

입력
2023.06.04 16:30
수정
2023.06.0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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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387> 3세 추정 암컷 믹스견 '라비'


털 갑옷을 입은 채 떠돌던 라비(왼쪽)는 구조 이후 미모를 되찾았다. 카라 제공

털 갑옷을 입은 채 떠돌던 라비(왼쪽)는 구조 이후 미모를 되찾았다. 카라 제공


동물권행동 카라는 경기 파주시 입양센터인 '더봄센터' 부근에서 지난해 11월 마당개나 떠돌이개의 중성화를 돕는 마을동물복지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보호자에게는 반려견을 방치하지 않고 제대로 키우도록 교육을 하고, 어려움에 처한 개들은 구조했는데요.

활동가들은 복지사업을 하던 도중 털이 덥수룩해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돌아다니는 개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개는 보호자들이 풀어놓은 다른 개들을 따라다니며 밥을 얻어먹었는데요, 마을 주민에 따르면 수년 전 낯선 사람이 이곳에 개를 버리고 갔다고 합니다.

귀여운 모습의 라비. 카라 제공

귀여운 모습의 라비. 카라 제공

개는 주민들의 눈에 띄긴 했지만 사람을 따르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을 버린 차량이라고 생각해서였는지 사람이 아닌 차를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밥을 얻어먹으며 목숨은 부지했지만 길어진 털은 관리할 수 없었고,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사람을 따르고 산책을 좋아하는 라비. 카라 제공

사람을 따르고 산책을 좋아하는 라비. 카라 제공

활동가들은 털이 뒤엉키고 오물과 먼지가 쌓이면서 갑옷 털을 입은 개 구조에 나섰습니다. 구조 이후 살펴본 개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단단해진 털은 여러 명의 활동가가 가위로 일일이 걷어냈는데요, 그 무게만 400g에 달했습니다. 또 심장사상충 양성을 보였고, 대퇴골(넓적다리뼈)이 빠져 있었으며, 골반 골절의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활동가들은 개에게 '라비'(3세 추정∙암컷)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치료에 전념했고 현재 건강을 모두 회복한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사람을 경계했지만 지금은 사람의 손길을 좋아하는 라비. 카라 제공

처음에는 사람을 경계했지만 지금은 사람의 손길을 좋아하는 라비. 카라 제공

라비는 활동가들의 돌봄 속에 미모뿐 아니라 밝은 성격도 되찾았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을 경계했지만 이제는 사람을 따르는 성격으로 바뀌었고, 산책과 장난감 놀이를 좋아한다고 해요. 하지만 대퇴골 탈구 등의 영향인지 배변을 할 때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 소화가 잘되는 처방식과 유동식을 주면서 배변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합니다.

박철순 카라 활동가는 "사람에게 버려진 이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던 라비가 이제는 오히려 애교 많은 성격으로 바뀌었다"며 "라비가 평생 가족을 만나 떠돌이 삶을 잊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입양 문의: 동물권행동 카라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www.ekara.org/kams/adopt/1148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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