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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국 기업인 방중 놔두고, 한국은 압박...지나치다

입력
2023.06.05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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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일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상하이=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일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상하이=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지난주 중국을 방문하자, 중국 측은 딩쉐샹(丁薛祥) 부총리를 비롯해 실력자들이 잇따라 만나며 극진하게 대우했다. 이에 머스크는 “중국 공급망과 디커플링(탈동조)에 반대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에 정면으로 맞섰다. 미 최대 금융사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애플의 팀 쿡, GM의 메리 바라 등도 중국을 방문해 중국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대중국 견제 핵심인 반도체 업종에서도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조만간 중국을 찾는다.

미국 주요 기업 경영자들이 줄줄이 중국을 찾아 투자 확대를 약속하는 것은 14억 인구의 거대 시장과 공급망을 포기하고서는 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정부와 정치인들은 자국 기업인의 방중은 막지 못하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 하원의 외교위원장과 중국특위 위원장은 미 상무부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중국의 미국 마이크론 반도체 중국 내 판매 중지로 인한 공백을 한국이 메우지 못하도록 공조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정부, 의회와 기업인들의 상반된 행보는 대중국 견제에 대한 미국민 설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다. 여론이 그렇다면 향후 대선 정국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작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도 우리 기업을 보호해야 할 정부는 소극적이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양쪽을 감안해 잘 판단하지 않을까”라며 부담을 기업에 돌렸다. 물론 우리 정부는 미국 일본 대만과 함께 ‘칩 4’에 참여해 대중국 압박에 동참한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40%, SK하이닉스는 D램 40%와 낸드플래시 20%를 중국에서 생산, 단기간 내 중국과 단절할 수 없다. 진퇴양난의 상황이 길어질수록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적극적 투자와 중장기 계획 수립이 힘들어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 대응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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