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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마이 웨이 경제정책' 포기하나… 경제사령탑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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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마이 웨이 경제정책' 포기하나… 경제사령탑 교체

입력
2023.06.04 17: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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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3선 대통령' 취임... 내각 개편 공개
IB출신 경제전문가 심셰크, 재무장관 재기용
"저금리 폐기 신호" 평가… 외교라인도 교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3일 수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새 내각 인선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앙카라=AF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3일 수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새 내각 인선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앙카라=AFP 연합뉴스

최근 '대통령 3선'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새 내각 인선을 공개하며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국제사회 신뢰가 높은 '경제통'을 전진 배치했는데, 물가 상승 국면에서 도리어 금리를 내리곤 했던 기존의 '비상식적' 경제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재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역임했던 '투자은행(IB) 전문가' 출신 메흐메트 심셰크를 5년 만에 다시 재무부 장관으로 불러들인 것은 물론, 개발부 장관을 지낸 정통 경제 관료 세브데트 일마즈도 부통령에 임명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인선안 발표... '경제통' 재무장관 재기용

3일(현지시간) AP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취임 선서와 함께 내각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를 거쳐 정권을 연장하게 된 그는 2003년 총리로서 첫 집권을 한 이래, 2033년까지 최장 30년간 튀르키예를 통치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인사 개편은 '튀르키예의 미래 10년'을 좌우할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가운데) 튀르키예 대통령이 3일 수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메흐메트 심셰크(왼쪽) 신임 재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알파르슬란 바이라크타르 신임 에너지부 장관. 앙카라=로이터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가운데) 튀르키예 대통령이 3일 수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메흐메트 심셰크(왼쪽) 신임 재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알파르슬란 바이라크타르 신임 에너지부 장관. 앙카라=로이터 연합뉴스

가장 눈에 띄는 건 경제 라인 교체다. 심셰크 신임 재무장관은 '정통 경제 전문가'로 국제적 명망이 높다. 미국 대사관에서 튀르키예 경제 분석을 담당했고, 이후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 등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에르도안 정부에서 2009~2015년 재무장관을 지내며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무장관 이후엔 2018년까지 부총리를 맡았는데, 리라화(튀르키예 화폐) 폭락 사태를 맞아 물러나게 됐다.

심셰크의 재기용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튀르키예 경제정책 대수술 필요성을 느낀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3선 성공 소식에 리라화 가치는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미 최근 10년간 10분의 1로 급락한 데에서 더 쪼그라든 것이다. 게다가 재정 건전성도 나빠진 상황이다. AFP통신은 "(초인플레이션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특이한 정책으로 악화한 경제 문제 해결이 에르도안의 최우선 과제"라며 "경제학자인 심셰크는 에르도안식 정책에 반대해 왔다"고 짚었다. 일마즈 부통령도 주류 경제 노선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정책 대전환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두 사람에게 재량권을 대폭 부여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내각 변경이 곧 경제 정책 변화로 귀결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만은 않다.

외교안보 진용 개편... "큰 노선 변화 없을 듯"

외교·안보 라인도 교체됐다. 외무부 장관엔 2010년부터 국가정보청(MIT)을 이끌던 군인 출신 하간 피단이 임명됐다. 국방부 장관엔 튀르키예군 총사령관인 야사르 귈레르 육군 대장이 임명됐다. 이들 면면으로 볼 땐 전략상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취해 온 '친(親)러시아, 반(反)서방' 입장이 워낙 확고했던 탓이다. 미국 컨설팅그룹 테네오의 정치위험자문가 울팡고 피콜리는 "이전 지도부보다는 기술관료적인 인사들로, 상대적으로 온화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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