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WHO 집행이사국 선출에
"축하" 메시지... 당내 비난 쇄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 선출과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을 두고 공화당 내부의 비판이 거세다. 특히 내년 11월 미 대선 후보 결정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하는 공화당 내 잠룡들은 이 사안을 쟁점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북한의 독재자나 우크라이나에서 이유 없는 침략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지도자를 찬양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오는 7일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펜스 전 부통령은 "지금 우리는 자유를 옹호하고, 자유의 편에 선 이들을 옹호해야 한다는 점을 전 세계에 분명히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북한의 WHO 집행이사국 선출 소식을 다룬 기사를 링크하며 "김정은에게 축하를(Congratulations to Kim Jung Un!)"이라고 썼다. 지난달 26일 북한이 제76차 세계보건총회에서 호주 등과 함께 새 집행이사국 10곳 중 하나로 뽑힌 데 대한 축하 메시지였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선 펜스 전 부통령뿐 아니라, 곳곳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 게시물을 캡처해 올린 뒤, "(현 대통령인) 조 바이든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되찾는 것은 북한의 살인마 독재자를 축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깜짝 놀랐다"며 "김정은은 살인마 독재자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달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주유엔 미국 대사를 지낸 니키 헤일리도 "김정은은 자신의 국민을 굶겨 죽인다"며 "북한이 WHO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완전한 희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재임 기간 평화를 유지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반박했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은 "트럼프 대통령은 힘을 통해 평화를 얻었고, 그 결과 임기 동안 새 전쟁이 시작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디샌티스는 전쟁광 기득권 세력의 꼭두각시이며, 미국의 적들에 대항할 힘도 용기도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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