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싱가포르서 아시아안보회의 '샹그릴라 회담'
日과는 4년 만에 국방장관회담... 초계기 갈등 해결 주목
실패로 끝난 북한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 사흘 만에 한미일 국방수장이 머리를 맞댄다. 초계기 레이더 사건으로 앙금이 깊었던 한일 국방장관은 4년 만에 만난다. 북한의 '뒷배'를 자처해온 중국과 국방장관 회담도 열린다.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는 난마처럼 얽힌 한반도 안보상황을 집약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2일 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출국했다. 최우선 관심은 3일 이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장관 간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이다. 지난해 11월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3국이 약속해온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달 31일 정찰위성 발사를 빌미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리면서 이 같은 미사일 방어협력이 절실해졌다. 북한이 실패를 만회하고자 ‘빠른 기간 내' 2차 위성 발사를 공언한 만큼 이에 대응할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국방장관은 4일 만난다. 2019년 11월 당시 정경두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방위장관의 회담 이후 4년 만이다. 2018년 12월 광개토대왕함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가 접근해 위협 비행하는 사건이 양국의 진실 공방과 자존심 대결로 번지면서 그간 한일 국방 고위급 교류와 협력은 사실상 중단됐다.
자연히 '초계기 갈등'을 어떻게 매듭지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일 정상이 '셔틀외교'를 복원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소모적인 갈등은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한일 간의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국방장관 회담은 3일 열린다. 우리에겐 중국이 '대북 지렛대'인 터라 협력이 절실하지만, 북한이 지속적으로 도발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는 데다 중국의 우방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창인 상황이라 성에 차는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양국은 올여름을 거치면서 외교·안보당국 협의체를 다시 가동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진전된 내용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부는 회담에서 코로나19로 중단된 국방교류협력 추진방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3일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서 ‘역내 안보도전인 북한 위협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주제로 연설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북한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인권 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기간 한미 국방장관 회담은 아직 일정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간 현안은 최근 충분히 논의됐기 때문에 장관 회담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두 장관 간 친분이 두텁기 때문에 예정에 없던 만남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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