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듯한 직장 가진 이들이 불공정행위 가담"
공매도 재개 가능성 "단언 어렵다" 선그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2023 XBRL 국제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주가폭락 사태와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불공정거래 이슈나 금융기관 내부의 탈법 등을 약간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반성했다. 지난해 6월 취임 당시 불공정거래 근절과 시장교란행위 엄벌을 기치로 내걸었으나,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이다. 이 원장은 연내 공매도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재차 난색을 표했다.
이 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취임 1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불공정거래 혹은 금융기관 내부 불법·탈법에 대해 '조금 더 잘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했던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기관을 이끄는 장으로서 시스템을 잘 챙기지 못하고 업무의 우선순위를 부여하지 못한 제 잘못이라고 통절하게 말한다"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스스로에게 'C플러스(+)'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
향후 불공정거래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코스피 시장이 2,500을 오래전 찍었는데, 아직도 그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며 "불법을 했거나 기회를 유용한 사람은 충분한 페널티를 받는다는 게 시장에 쌓여야만 자본시장의 신뢰가 높아질 수 있는데 그러한 부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주가폭락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이 원장은 "번듯한 직장에 번듯한 행태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불공정거래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직이거나 조직적으로 장기간에 걸쳐서 거액을 목적으로 하는 불공정거래를 먼저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반투자자 대비 어드밴티지(이점)가 있는데도 그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이해상충 상황에서 이익을 얻는 행위에 대해선 엄단하겠다"며 "불법 이익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내 공매도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일축했다. 이 원장은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여러 가지 검토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고금리로 인한 시장 불안이 상존해 있는 상태라, 공매도 재개 시기나 여부를 단언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3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연내 공매도 규제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닷새 만에 입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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