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첫 방송된 ENA '행복배틀'
"진짜 행복의 의미 생각해 보게 만드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후 ENA 작품들은 안방극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행복배틀'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이 작품 속 K맘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지난달 31일 ENA 새 드라마 '행복배틀'이 첫 방송됐다. '행복배틀'은 SNS에서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하고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헤리니티 영어 유치원 발표회 오디션을 앞두고 엄마들은 경쟁심을 불태웠다. 오유진(박효주)의 딸이 주인공 역을 맡게 되자 그는 의기양양해했다. 그러나 헤리니티 엄마들은 오유진이 뒤에서 수를 써 딸이 뽑히게 만들고 과거에는 재오디션을 위해 딸에게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고 거짓말했다는 의심을 했다.
오유진은 과거 인연이 있던 장미호(이엘)를 만났다. 장미호가 "그때 일…"이라면서 지난날의 일을 언급하려 하자 오유진은 미리 준비해 뒀던 돈뭉치를 건넸다. 이어 오유진이 서둘러 자리를 떠났지만 장미호는 그의 집까지 찾아갔다. 마침 그때 엄마들이 오유진에게 따지기 위해 찾아왔다.
SNS는 현대인의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우리는 기쁜 일이 있어도, 위로받고 싶은 일이 있어도 휴대폰을 꺼내든다. 연예인의 소식 또한 SNS를 통해 접한다. '행복배틀'은 SNS로 행복을 과시하려 노력하고 때로는 타인의 게시물에 상처받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작품은 공감을 유발하는 동시에 행복의 참된 의미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엘은 '행복배틀'과 관련해 "요즘처럼 SNS로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현시대에서 우리가 살면서 정말로 느껴야 하는 행복과 진짜 행복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드라마"라고 말한 바 있다.
'행복배틀'은 인간의 가면 속 모습들을 담아냈다는 점에서도 시선을 모았다. 질투, 위선, 허영 등 각종 뒤틀린 감정들이 표출되면서 인물들 사이의 긴장감이 상승했다. 이엘 진서연 차예련 박효주는 맡은 캐릭터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다만 첫 화는 엄마들의 욕망을 그려내는데 집중한 만큼 서스펜스 스릴러의 매력을 충분히 드러내진 못했다. 그러나 K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점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SKY 캐슬'도, '슈룹'도 엄마들의 욕망을 그려내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ENA에게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명성을 이을 새로운 한 방이 필요한 때다. '행복배틀'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보라! 데보라' '얼어죽을 연애따위' '사장님을 잠금해제' 등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공개된 많은 작품들이 아쉬운 시청률을 보였다. '행복배틀'이 ENA에 기분 좋은 반전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