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배임수재 등 혐의 불구속 기소
중계권 판매대행 대표도 횡령 등 기소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모습. 뉴스1
한국야구위원회(KBO) 임원이 국내 프로야구 독점 중계권을 보장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 원을 받아 챙기고 특정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수민)는 31일 KBO 임원이자 리그 중계권 사업을 맡은 KBO 자회사인 KBOP 임원인 이모(56)씨를 배임수재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씨에게 청탁 명목으로 돈을 건넨 KBO 중계권 판매대행업체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에이클라) 대표 홍모(55)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KBOP에서 프로야구 중계권 판매업무를 맡던 2013년 4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홍씨에게서 인터넷TV(IPTV) 독점 중계권 유지 등의 청탁 대가로 배우자 명의 계좌로 41회에 걸쳐 1억9,58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아마추어 야구 담당 기자인 배우자를 통해 기사 작성 등의 용역을 에이클라에 제공하는 것처럼 가장해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IPTV와 케이블TV 프로야구 중계권을 독점하던 에이클라 측이 2013년 6월 스포츠케이블 3사인 KBSN과 MBC스포츠플러스, SBS스포츠에도 IPTV 중계권이 부여되자 이씨에게 청탁한 것으로 봤다. 실제 에이클라는 2013년 10구단 창단으로 하루 4경기에서 5경기로 늘어나자 추가된 제5경기의 IPTV 중계권을 확보하는 특혜 등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수사를 통해 KBO가 최대 수익원인 중계권을 KBOP를 통해 팔면서 판매 담당 임원이 독자적으로 업체와 계약 내용을 결정하도록 한 문제가 드러났다. 검찰은 "판매 업무의 폐쇄성으로 귀결된 KBO의 중계권 판매수익 감소는 구단이 받는 분배금 감소로 이어져 결국 야구팬이 내는 입장료 상승의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KBO는 2018년 뒤늦게 외부위원 참여 등 절차를 개선했다.
홍씨는 이씨에게 허위 용역비를 주려고 별도로 운영하는 업체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배임증재 혐의는 2021년 8월 공소시효가 끝나 적용되지 않았다. 홍씨는 전직 KBO 임원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3억1,000만 원을 지급한 혐의와 회사 자금 7억8,280만 원을 개인 아파트 분양대금 등으로 쓴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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