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41분, 서울시 "대피하라" 재난문자
6시 43~48분, 네이버 접속 장애로 혼란 가중
7시 3분, 행안부 22분 지난 뒤에 "오발령"
31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서울시가 경계경보를 발령했으나 22분 뒤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이라고 정정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뉴스1
31일 새벽부터 시민들을 불안에 빠뜨린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 경보와 관련, 구체적인 재난 상황에 대한 설명도 없이 "대피하라"는 내용만으로 전달된 데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유를 파악하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네이버 접속이 5분간 중단돼 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일단 경보를 한 것은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문제가 있었다. 무작정 '대피다'라는 식으로 경보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무슨 발사가 있었다, 방향이 여길 지나간다, 지나가지 않는다'는 정도로 위협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하고 실제 취해야 할 행동을 같이 해놨으면 상관없는데 무작정 대피하라고만 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 41분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만 적힌 위급재난문자를 보냈다. 커다란 휴대폰 경보음과 함께 "대피하라"는 재난문자가 오자 시민들이 불안에 빠진 상황에 네이버 등 주요 포털까지 멈추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그러나 22분 뒤인 7시 3분 행정안전부는 "6시 41분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이라는 위급재난문자를 보내 서울시의 공지를 정정했다.
3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 서울 전역에 경계 경보가 내렸다는 뉴스속보가 나오면서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연합뉴스
약 30분 동안 불안에 휩싸였던 시민들은 이 같은 서울시의 경보 내용에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들은 "상황 설명 없이 냅다 대피하라고만 되어 있으니까 너무 난감했다", "조심해서 안 좋을 건 없지만 가까운 지하철역 같은 곳으로 대피하라는 말이 그렇게 어렵나. 그냥 대피 준비하라고만 하면 어떻게 하나", "대피문자가 온 것 자체는 정보제공으로 당연하지만 알림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대피로, 지하장소, 현재상황, 인터넷 불가 시 국민들의 소통장 등", "다음부턴 경계경보 발령 시 사유도 안내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행정안전부의 오발령 공지 적절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오발령 사실을 왜 위급재난문자로 알려주나. 오발령은 각 언론사를 통해 발표해도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냈다. 다른 누리꾼은 "오발령도 사이렌이 울려서 너무 놀랐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오발령이 아니라 경계해제라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경보 내용을 파악하려는 누리꾼들이 대거 몰리면서 31일 오전 6시 43~48분 약 5분 동안 네이버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불안과 혼란이 더욱 증폭됐다. 네이버 캡처
특히 이날 북한의 발사는 예견된 것이었기에, 사전 대응이 미흡했단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양욱 연구위원은 "북한은 5월 31일부터 6월 11일 사이에 우주발사체를 발사하겠다고 관련 경보를 게시한 상황이었다"며 "바로 그 발사가 오늘 아침에 전격적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로켓을 발사하면 1단 추진체, 페어링, 그다음에 2단 추진체 이런 것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는데, 지나가는 선박이 이걸 맞으면 사고가 나기 때문에 그것이 떨어지는 지역을 발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이런 행동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탑재 로켓에 대해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북한) 서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가 실패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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