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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주범’ 황반변성으로 발생하는 시력 저하 예측법 제시돼

입력
2023.05.3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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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환자가 본 시야. 한국일보 자료사진

황반변성 환자가 본 시야. 한국일보 자료사진

실명 주원인의 하나인 황반변성(黃斑變成)의 시세포 소실 시점 등을 분석해 시력 저하를 예측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특히 빛을 받아들이는 시세포가 소실되고 망막 색소 상피까지 소실돼야 시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주영ㆍ이정헌ㆍ안지윤 서울시 보라매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은 건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Aged Macular DegenerationㆍAMDㆍ노인성 황반변성)’에서 시세포와 망막 색소 상피 소실과 시력 저하의 시간적 순서를 조사해 기능·해부학적 변화 관계를 규명했다.

사람의 눈을 사진기에 비유하면 망막은 필름에 해당된다. 초점은 망막 한가운데 황반부에 대부분 맺힌다. 황반(黃斑)은 망막 중심부에 있는 지름 1.5㎜ 부위를 일컫는다. 우리가 책을 보거나 어떤 물체를 볼 때는 이 황반부를 통해 보게 된다. 그만큼 시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황반부라고 할 수 있다.

황반변성은 우리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황반부가 노화ㆍ고도 근시ㆍ흡연ㆍ유전 등에 의해 병적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AMD)이 제일 흔하다. 65세 이상에게서 실명 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다. 65세 이상에서 10% 넘게 황반변성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5세를 넘기면 유병률이 30%까지 올라간다.

황반변성이 되면 시력 저하ㆍ변형 시가 발생해 사람을 쳐다볼 때 얼굴은 보이지 않고 팔다리만 보이게 된다.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휘어 보이고 글을 읽을 때 어느 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 증상도 경험한다.

황반변성에는 건성과 습성 등 두 가지가 있다. 건성은 망막 밑에 드루젠이라는 지방 성질 노폐물이 쌓이고, 망막신경세포가 위축돼 있는 경우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황반변성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습성은 망막 아래에 신생 혈관이 자라는 경우를 말한다. 이들 신생 혈관은 약하고 터지기 쉬워 황반부에 출혈을 일으키기 쉽고 시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건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노화로 망막 색소 상피 기능이 떨어지면 시세포의 시각 회로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이 망막에 쌓여 드루젠을 형성한다. 이렇게 드루젠이 증가하면 시세포 및 망막 색소 상피가 손상돼 망막에 지도 모양 위축(geographic atrophy)이 생긴다. 따라서 시력을 지키기 위해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황반부(黃斑部) 이상을 조기에 발견·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동안 나이 관련 황반변성에서도 중심부 침범 지도 모양 위축 진행에 대한 연구는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연구팀은 지도 모양 위축 환자 25명(평균 나이 72.72±8.63세)의 다중 모드 영상에서 얻은 스캔을 토대로 ‘캐플란-마이어(Kaplan-Meier) 생존 분석’을 수행해 빛 간섭 단층촬영(OCT)에서 시세포 위축, 자가 형광 안저 촬영(FAF)에서 망막 색소 상피 위축, 시력 저하 간의 시간적 순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생존 분석에서 시세포 소실과 망막 색소 상피 소실이 순차적으로 일어난 후 시력 저하가 발생했다.

시력 저하는 시세포의 중앙 생존 기간 16.3개월 뒤, 망막 색소 상피의 중앙 생존 기간 7개월 뒤 나타났다.

이들 3개의 이벤트 간 시간적 순서에 대해 교신 저자인 신주영 교수는 “빛을 받아들이는 시세포가 소실됐는데도 시력이 유지된다는 것은 이례적인데 실제로 시세포가 있지만 진단적 기법 한계로 찾지 못할 가능성, 시세포가 망막의 지지 구조물인 뮬러 세포에 의해 둘러 쌓여 기능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 황반변성 환자가 시력 고정점을 자연스럽게 이동해 적응했을 가능성 등이 존재한다”며 “이번 연구로 시세포 소실과 망막 색소 상피 소실이 시력 저하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역할을 한다는 중요한 발견이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Graefe's Archive for Clinical and Experimental Ophthalmology’ 최근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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