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둔화에 경제활동참가율 ↓
"취업자 증가, 과거 절반 안 될 것"
2020년대 중반쯤 우리나라의 ‘일하는 사람(또는 구직활동 중인 사람)’ 비율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55세 이상 65세 미만 남성 고령층이 기술진보의 직격탄을 맞아 노동시장에서 밀려난다는 것이다.
30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경제전망보고서’ 심층분석 ‘노동공급의 추세적 변화에 대한 평가 및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노동의 공급은 경제 성장의 핵심 투입요소”라며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의 15.6%를 차지한 베이비붐(1955~1963년생)세대가 60대에 진입한 이후 얼마만큼 노동시장에 잔류할지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 취지를 설명했다.
모의실험(시뮬레이션) 결과,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고 이에 따라 전체 경제활동참가율도 2020년대 중반 전후 하락 전환할 것으로 나타났다.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은 연평균 7만~14만 명으로, 2010~2019년 평균치인 34만4,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됐다. 더욱 암울한 건 정부가 고령자나 여성, 외국인 근로자 고용 확대 정책을 모두 시행해도 노동공급 축소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이 경우 역시 향후 5년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연평균 25만~3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했다.
저출산 심화에도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수는 증가세를 보여왔다.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고령층 안에서도 성별과 연령에 따라 변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고, 앞으로도 이질적 모습을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①65세 미만 여성 고령층은 교육 수준 향상, 서비스업 확대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②65세 미만 남성 고령층은 자동화로봇 등 기술진보로 밀려나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되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③65세 이상 고령층은 노동시장 참여 성향이 강한 베이비붐세대 진입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고령화에 따른 성장 잠재력 약화 가능성에 대응해 노동공급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산성이나 인적자본 축적 등에 중점을 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고령층 고용정책은 성·연령·교육 수준 등 개별 특성에 맞춰 세밀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남성 고령층의 경우 디지털 전환이나 제조업 고도화 등 경제구조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과 의료 지원 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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