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루서 스토리 상병 '유해 안장식' 열려
부상 후 홀로 남아 부대원 철수 엄호하다 전사
올 4월 미확인 유해 DNA 감식 통해 신원 확인
1950년 18세 나이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살신성인 정신으로 전우들을 지키다 숨진 미국 육군 루서 스토리 상병이 73년 만에 고향에서 영면하게 됐다.
미국 CNN방송은 스토리 상병의 유해가 미국 현충일(메모리얼 데이)인 29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州) 앤더슨빌 국립묘지에 안장됐다고 전했다. 조지아주 어메리커스 출신인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소속 중대가 북한군에 포위될 위기에 처하자 혼자 전방에 남아 부대원의 철수를 엄호하다 결국 전사했다.
이런 전공을 인정받아 스토리 상병은 1951년 6월 21일 미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았다. 부친인 마크 스토리가 대신 받은 훈장증서에는 "자신의 부상이 동료들의 철수를 방해할 것이라고 깨달은 그는 다음 위치로 후퇴하기를 거부하고 철수하는 중대를 엄호하기 위해 남았다. 구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발사하고 적의 또 다른 공격을 격퇴하던 게 마지막으로 목격된 그의 모습이었다"고 적혀 있다.
1950년 10월 낙동강 인근 상대포에서 수습된 유해 11구 중 8구의 신원이 확인됐지만 이 중 스토리 상병은 없었다. 신원미상의 유해 3구는 하와이 국립묘지에 묻혔다. 미군은 1956년 1월 그의 유해 수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18년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실종자 확인국(DPAA)이 하와이 국립묘지에 안장된 한국전 참전용사의 신원 미확인 유해 652구를 발굴·분석하면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4월, 치아와 미토콘드리아 DNA 유전자 감식을 통해 마침내 스토리 상병의 유해를 찾아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함께 그의 희생을 기리며 한국전쟁 실종 장병들을 끝까지 찾겠다는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오늘 우리가 영웅들을 절대 잊지 않았기 때문에, 스토리 상병을 가족과 그의 안식처로 돌려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7,500여 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로 이 중 5,000여 명의 유해는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토리 상병의 조카인 주디 웨이드는 "수십 년간 우리 가족은 그의 행방을 궁금해했지만 실제 돌아올 것으로 믿진 않았다"며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어져서, 그가 집에 돌아와 그저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안장식에는 500여 명이 참석해 스토리 장병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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